북미 겨울폭풍 대란…성탄절 앞두고 공항 마비·사망자 속출(종합)

오진송 입력 2022. 12. 24. 09:54 수정 2022. 12. 2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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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태나주 영하 40도·뉴욕주 버팔로 89cm 폭설…최소 9명 사망
美 150만·캐나다 100만가구 정전…항공 4천500편 결항·택배 차질
영하의 추위에 폭설까지 내린 미국 신시내티 [신시내티 AP=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오진송 기자 = 크리스마스 주말을 앞두고 강력한 겨울 폭풍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전역을 강타해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 통신,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닥친 혹한 여파로 현재까지 최소 9명이 숨졌다.

테네시주 멤피스에서는 한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고 오클라호마주에서 빙판길 교통사고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켄터키주에서도 교통사고로 2명 숨지고 노숙자 1명이 사망했다. 미주리, 위스콘신에서도 사망자가 보고됐다.

앤디 버시어 켄터키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제발 집에서 안전하게 머물러달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미국 인구의 70%에 해당하는 2억4천만 명이 사는 지역에 각종 기상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미 중서부에서 형성된 '폭탄 사이클론'이 점차 동진하면서 곳곳에서 이상 한파와 폭설, 강풍 등의 극단적인 날씨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겨울 폭풍으로 아이오와주 아이오와 시티의 가정의 현관문에 생긴 서리 [아이오와 시티[美 아이오와주] AP=연합뉴스]

폭탄 사이클론은 차가운 북극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저기압성 폭풍으로 통상 24시간 이내에 기압이 24밀리바 넘게 떨어질 때 나타난다.

NWS는 "캐나다 남쪽 국경에서 남쪽 (멕시코와의 국경인) 리오그란데, 걸프 연안, 플로리다 반도 중부까지, 그리고 태평양 북서부에서 동부 해안까지 겨울 기상 경보가 발효 중"이라고 밝혔다.

몬태나주 산악 지방에서는 수은주가 영하 40도까지 떨어졌고, 텍사스와 테네시 등 남부 주에서도 기온이 0도 아래로 내려갔다. 이로 인해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미국행을 기다리며 천막 생활을 하는 이민자들도 추위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시간·펜실베이니아·뉴욕주 등 중부와 동부 지역에서는 폭설이 내리고 있다. 뉴욕주 북서부 버펄로는 89㎝의 눈이 내려 자동차 운행 금지령이 내려졌다.

이날 오후 현재 미국에서는 150만 가구가 정전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만 18만7천 가구가 정전됐고, 인구가 적은 메인주도 11만4천 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 앤더슨타운십에서 눈길 운행 중인 차량 [앤더슨타운십[美 오하이오주]AP=연합뉴스]

폭설과 강풍, 결빙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항공기 결항도 속출했다.

항공 정보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45분 현재 미국에서 모두 4천500편 이상의 국내선과 국제선이 취소됐다. 전날 2천688편을 합쳐 크리스마스 직전 이틀간 7천 편이 넘게 결항된 것이다.

이날 시애틀 일대 공항들에서만 절반에 가까운 500편 이상이 운항을 취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풍 속에서 제설작업 중인 미 위스콘신 주민 [폭스포인트[美 위스콘신주] AP=연합뉴스]

악천후로 인해 물류 기지가 폐쇄되고 도로가 통제되면서 택배도 차질을 빚고 있다.

페덱스, UPS 등 미국 주요 물류 업체들은 테네시, 인디애나, 켄터키, 일리노이, 다코타를 포함한 피해 지역에 물류를 배송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 공항에서 항공편을 기다리는 여행객 [뉴욕 EPA=연합뉴스]

페덱스는 테네시주 멤피스 물류 기지가 폐쇄돼 수백만 건의 크리스마스 선물 배달이 지연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한 배송 분석업체에 따르면 항공망 마비와 도로 폐쇄 등으로 23∼24일 배송 예정이었던 택배 약 7천500만 개 중 10∼15%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지연 또는 취소 알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 공항의 전광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캐나다도 한파 대란이 벌어졌다.

캐나다 전역을 강타한 강풍과 폭설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고 등교가 중단됐다.

캐나다 기상청은 이번 폭풍이 캐나다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온타리오주와 퀘벡주를 가로질러 대서양 쪽으로 이동하면서 인구의 3분의 2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실내에 머물라고 경고했다.

캐나다 전역에서 가구와 회사 등 100만 곳이 정전된 것으로 집계됐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의 전력회사는 현재까지 10만 가구에 다시 전기를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나머지 9천 가구를 대상으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퀘벡에서는 23일 오후 기준 약 27만 가구가 정전으로 집계됐다.

겨울 폭풍이 몰고온 폭우로 거리가 물에 잠긴 메인주 포틀랜드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항공편도 줄줄이 취소됐다.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항공사인 웨스트젯 항공은 악천후로 인해 토론토, 오타와, 퀘벡주 공항의 모든 항공편을 사전 취소했다.

최대 항공사인 에어캐나다도 지연과 결항을 가능성이 있다고 알렸다.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가장 많은 여행객이 찾는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는 예정된 항공편의 3분의 1인에 달하는 320편이 취소됐고 200편이 지연됐다.

23일 캐나다 다중추돌 사고가 난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시의 도로 모습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폭설이 내린 뒤 땅이 얼어붙으면서 교통사고도 이어졌다.

케리 슈미트 온타리오주 경찰 경사 케리 슈미트는 이날 온타리오주에서 차량 약 100대와 관련된 다중 추돌 사고가 보고돼 런던시 인근 주요 고속도로가 폐쇄됐다고 말했다.

케리 슈미트 경사는 "바람과 눈이 불어 많은 운전자에게 힘든 날이 될 것"이라며 고속도로 진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태평양 연안에서도 도로가 폐쇄됐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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