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점’ 이우석, SK를 꼭 이기고 싶었던 이유

울산/이재범 2022. 12. 2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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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울산/이재범 기자] “꼭 이기고 싶었고, 또 우리가 3위로 내려왔더라. 오늘(23일)도 지면 더 내려갈 거라고 생각해서 꼭 이기자며 내 자신에게 주문했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23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서울 SK를 84-81로 꺾었다. 줄곧 2위 자리를 지키다 3위로 떨어졌던 현대모비스는 이날 승리로 14승 9패를 기록하며 다시 공동 2위(LG)에 복귀했다.

게이지 프림이 27점 12리바운드 2스틸로 가장 돋보인 가운데 이우석도 승리에 힘을 실었다.

이우석은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26점에서 2점 부족한 24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로 활약했다.

특히, 2쿼터 한 때 22-36으로 뒤질 때 이우석의 점퍼가 추격의 시발점이었다. 3쿼터 들어 역전에 성공한 현대모비스는 58-51, 7점 차이까지 앞섰지만, 3쿼터 마무리가 좋지 않아 61-58로 마쳤다.

자칫 흐름이 SK로 넘어갈 수 있는 4쿼터 시작과 함께 이우석은 연속으로 득점했다. 4쿼터 중반 3점슛까지 터트리며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올렸다.

이우석은 이날 승리한 뒤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삼성과 경기에서 안일한 플레이를 보이고, 안 좋은 경기로 패배했다. 오늘 경기에서 선수들이 초심을 찾고 본연의 현대모비스 플레이를 찾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며 “리바운드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SK가 트랜지션이 워낙 빠른 팀이라서 그걸 막기 위해 신경을 써서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동현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우석에게 경기 중 많은 말을 할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우석도, 아바리엔토스도 따로 불러서 이야기를 했다. 삼성과 경기 후에 코트에서 떠들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하는데 없더라. 함지훈이 주가 되어야 하는데 빅맨이다. 앞선에서 이야기를 할 중심이 있어야 한다. 서명진은 말도 안 한다. 선수들이 경기가 잘 될 때 기분대로 잘 하는데, 안 될 때 팀 파울도 몇 개인지 모른다. 이런 건 경기를 뛰는 선수가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

아바리엔토스는 아직 안 되어서 우석이에게 좀 더 집중력을 가지라고 했다. 성장할 수 있고, 코트에서 리더가 되면 성장이 되기에 자꾸 떠들어보라고 했다. 전체 선수들이 다 떠들면 좋은데 성격 탓도 있다. 우석이가 성격이 제일 활발하고, 활동량도 많다. 코트에서 자꾸 이야기를 하면 자기가 아닌 팀 상황도 이해한다. 벤치에서 이야기를 하면 잔소리다. 코트의 누가 이야기를 해야 한다. 김동준이 포인트가드라서 할 수 있는데 출전시간이 아직 적다. 농구가 아닌 경기 운영, 떠드는 것도 성장이다. 누구 한 명은 해야 한다.”

이우석은 조동현 감독과 미팅이 화두에 오르자 “이상하게 (감독님과) 미팅을 하면 잘 한다(웃음). 그래서 감독님과 미팅 후 바뀌었다고 한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했을 때 ‘생각이 많나? 플레이를 할 때 급하다’고 하셨다. 생각이 많은 건 모르겠는데 연습을 많이 해서 다시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고, 생각 중이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감독님께서 저를 믿고 많이 기용을 해주셨다. 뛰게 해주시는 만큼 저도 좋은 플레이를 해줘야 해서 코트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말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힘든데 힘들수록 한 마디, 두 마디 더 하려고 노력했고 이게 나의 성장이라고 생각했다”고 자신이 느낀 점을 전했다.

현대모비스는 경기 초반 흐름이 좋지 않았다.

이우석은 “초반에 지고 있어도 다시 뒤집을 수 있을 거라고 경기 중에 우리끼리 이야기를 했다. 트랜지션과 리바운드 싸움에서 잘 안 되었다. 그래서 배드샷도 많이 나와서 역습을 당하고, 워니가 워낙 1대1로 좋은 성공률을 보였다”며 “우리가 수비가 되면서 속공을 나가고 3점슛도 하나씩 터져서 점수 차이가 좁혀지며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했다.

이날 3점슛도, 중거리슛도 정확도가 높았던 이우석은 “최근 경기력에서는 미드레인지 점퍼 확률이 안 좋았고, 3점슛도 성공률이 안 좋았다. 미드레인지 점퍼 연습을 3점슛보다 많이 하는데 (최근에는) 3점슛 연습을 평소보다 더 많이 했다”며 “2쿼터 때 미드레인지 슛 하나를 성공했는데 그 때 감이 완전히 잡혔다. 그 이후 쏠 때부터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3점슛도 쏠 때마다 들어가는 감이었다. 쏠 때부터 감이 좋았다. 이걸 유지해야 하는데 선수들이 이 감각을 유지하기 힘들다. 꾸준히 하던 루틴대로 해서 큰 변동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미팅 때 틈 나면 3점슛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3점슛 연습을 틈 날 때 했다. 미드레인지 점퍼 연습을 하면서 3점슛도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경기 막판 1점 차 살얼음판 승부를 펼쳤다.

이우석은 “접전일 때 성공했던 공격이나 패턴으로 공략하면서 시간을 보며 여유를 가지고 했어야 한다. 급해서 베드샷이 나오면서 상대가 좋아하는 트랜지션을 내줘 쫓아올 여지를 줬다”며 “마지막에 서명진이 득점을 올려줘서 우리가 여유있게 할 수 있었다. 상대가 프레스가 붙었는데 우리끼리 분명 파울을 할 거라며 패스를 빨리 주고 받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딱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24일 SK와 맞대결에서 90-92로 졌다. 경기 막판 90-89로 앞서고 있을 때 이우석이 완벽한 3점슛 기회에서 슛을 놓쳤고, 이것이 허일영의 역전 속공 3점 플레이로 이어졌다.

이우석은 2라운드 맞대결을 언급하자 “그거 생각하면서 진짜 이 악물고 했다. 꼭 이기고 싶었고, 또 우리가 3위로 내려왔더라. 오늘도 지면 더 내려갈 거라고 생각해서 꼭 이기자며 내 자신에게 주문했다”며 “우리가 이렇게 쌓아 올린 탑이 무너지지 않도록 유지하고, 우리가 약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사진_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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