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준 “요즘 농구? 올라주원보다 요키치죠”
‘노머시’ 이동준(42‧200cm)은 귀화혼혈선수로 유명한 이승준, 이동준 형제 중 동생이다. 귀화전 다니엘 산드린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며 잘생긴 외모로 인해 형과 더불어 여성 팬들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받기도 했다. 플레이 스타일은 화려함보다 건실함이 돋보였는데 몸싸움을 기피한다는 지적을 받던 일부 귀화혼혈선수와 달리 컷인, 박스아웃, 수비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워낙 열심히 뛰어다니는지라 받아먹기에도 능했고 슈팅력도 나쁘지 않았다. 시야, 테크닉 등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으나 활동량이 좋고 몸을 사리지않는 에너지 레벨이 인상적이었으며 그로인해 팬들 사이에서 ‘KBL 강백호’로 불렸다. 이동준도 그러한 별명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예 아들 이름을 이백호로 지어버렸다.
미국에서 성장해온 이동준은 본인이 뛰었던 KBL도 좋아하지만 여전히 NBA에도 관심이 많다. 어린 시절부터 NBA를 보면서 꿈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되도록 경기를 시청하려고 노력하고, 여의치않을 경우에는 영상이나 기사 등이라도 찾아볼 정도다. 때문에 이동준에게는 NBA쪽으로 먼저 물어보았다.
이동준이 뽑은 NBA판 <나만의 베스트5>는 포인트가드 스테판 커리(34‧188cm), 슈팅가드 마이클 조던(59‧198cm), 스몰포워드 르브론 제임스(37‧206cm), 파워포워드 케빈 듀란트(34‧ 208cm), 센터 니콜라 요키치(27‧211cm)다. 듀란트를 4번에 위치시켰고, 조던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현역 선수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뭐, 다들 알다시피 최고의 선수로 만들어봤어요. 커리, 조던, 제임스, 듀란트야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전설들이고, 요키치도 이대로만가면 역대급 반열에 오를 것이 분명하잖아요. 조던과 제임스가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다 때려부수고 커리와 듀란트의 슛이 불을 뿜으면 도대체 어디를 막아야될까요? 거기에 요키치는 리바운드만 잘 잡아주면서 패스만 이러저리 돌려주면 될 듯 싶어요. 물론 그렇다고 요키치를 놓아두면 거기서 또 폭발할 수도 있고요. 수비가 불가능한 라인업 아닌가요”
이동준의 말처럼 만약 저런 멤버가 구성된다면 상대 팀에서는 정상적인 수비가 힘들어진다. 선수마다 당일 컨디션이 있는지라 모두가 한꺼번에 손끝 감각이 좋지는 않을 수 있겠으나 둘정도만 날아다녀도 위력은 무시무시할 것이다. 지나치게 에이스들이 많아 보이기는 하지만 볼없는 움직임이 좋은 커리와 패스가 또 다른 무기인 제임스, 거기에 더해 컨트롤타워 요키치가 중심을 잡아준다면 원팀으로서의 구색도 충분히 나올 듯 싶다. 조던 또한 승리가 우선인 인물인지라 충분히 거기에 맞출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어릴적부터 NBA를 봐서 예전 선수들도 엄청나다는 것 잘 알고있어요. 하지만 다양한 스킬과 전술에서 요즘 농구 시스템이 훨씬 발전했다고봐요. 특히 센터까지 외곽슛이 가능해서 공간을 넓게 쓰는 방식은 진화를 입증해주고 있죠. 때문에 그러한 트랜드에 잘맞는 현역 선수들 중심으로 라인업을 짰어요. 물론 아무리 그래도 2번 포지션에서 조던의 개인능력을 넘어설 선수는 없는지라 여기는 별개로 했죠. 하킴 올라주원같은 경우 역대급 테크니션 센터라고 보지만 현시대에서는 요키치가 훨씬 잘맞는 조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KBL버전 <나만의 베스트5>로는 포인트가드 김승현(44‧175cm), 슈팅가드 허재(57‧ 188.3cm), 스몰포워드 문태종(47‧197cm), 파워포워드 서장훈(48‧207cm), 센터 라건아(33‧ 200.5cm)를 꼽았다. 허재같은 경우 직접 플레이하는 것을 보지는 못했으나 쟁쟁한 명성을 듣고 영상으로 많이 접했다고 한다. NBA버전과 마찬가지로 베스트5 모두가 3점슛이 가능한 멤버들이다.
기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4번 자리에 이동준 본인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김승현의 리딩 아래 허재, 문태종 등 특급 에이스가 휘저어준다면 이동준은 라건아와 더불어 열심히 뛰어만다녀도 많은 기회를 얻는 등 서로간 윈윈이 될 듯하다. 더불어 저런 구성에서는 이동준같이 궂은 일을 할 수 있는 선수도 필요해보인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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