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아담스 패밀리’ 이 조합 난 찬성일세

한겨레 2022. 12. 2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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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하지만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팀 버튼 감독은 <아담스 패밀리> 제작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감독으로 거론됐지만 번번이 불발됐다.

드디어 그가 만든 <아담스 패밀리> 의 스핀오프 드라마 <웬즈데이> 가 나왔다.

그러니까 아담스 패밀리의 외동딸 웬즈데이가 성장해서 뱀파이어, 늑대인간 같은 별종들만 다니는 네버모어 아카데미에 입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아담스 패밀리> 가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이유는 그들이 기괴한 별종이지만 사실 선량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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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의 OTT 충전소][박상혁의 OTT 충전소] 넷플릭스 ‘웬즈데이’

넷플릭스 제공

기괴하지만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팀 버튼 감독은 <아담스 패밀리> 제작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감독으로 거론됐지만 번번이 불발됐다. 드디어 그가 만든 <아담스 패밀리>의 스핀오프 드라마 <웬즈데이>가 나왔다. 넷플릭스에서 공개하자마자 88개국에서 1위다. 크리스마스에 약속 없는 분들을 위한 완벽한 선물이다.

배경은 <아담스 패밀리>보다 조금 더 지난 시간. 그러니까 아담스 패밀리의 외동딸 웬즈데이가 성장해서 뱀파이어, 늑대인간 같은 별종들만 다니는 네버모어 아카데미에 입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웬즈데이는 13일의 금요일에 태어났지만 ‘수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우울하지’라는 노래 가사에서 이름을 따왔다. 펜싱, 외국어, 과학 등 못하는 게 없는 천재이고, 염세적인 독설을 누구한테나 퍼붓는다. 입학 첫날부터 학교에는 미스테리한 일이 펼쳐진다. 웬즈데이는 이 일들이 자신과 부모님, 먼 옛날 조상들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사건들을 파헤친다.

<아담스 패밀리>는 1930년대 미국 신문 <뉴요커>의 한컷 만화였다. <한겨레 그림판>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한컷 만화 특성상 별다른 스토리나 캐릭터가 정해지지 않았던 것이 1960년대 티브이(TV) 코믹 드라마로 제작되면서 독특한 세계관이 생겼다. 그 후에도 끝없이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아담스 패밀리>가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이유는 그들이 기괴한 별종이지만 사실 선량하기 때문이다. 취향이 이상할 뿐 평범한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는다. 아담스 패밀리가 악당 같지만 진짜 악당들은 그들을 마녀나 괴물로 몰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넷플릭스 제공

<아담스 패밀리>에는 나와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풍자가 가득하다. 아담스 패밀리를 이민자나 유색인종, 발달장애인 등에 빗대어 의미를 해석하고, 미국 백인 중산층의 편견과 위선을 비판하는 서사라고 말하기도 한다. 팀 버튼 감독 역시 사회에서 소외된 자들을 몽환적으로 표현하는 게 주특기인 사람이다. <웬즈데이>에서도 미국 개척 시대의 어두운 역사나 소수자 차별을 가차 없이 비판한다. ‘괴물은 학교 안에만 있는 줄 알지만, 전혀 의심하지 않는 괴물이 가장 위험할 때가 있다.’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 손힐 선생님으로 나오는 크리스티나 리치는 어릴 때 영화 <아담스 패밀리>에서 웬즈데이로 나왔던 배우다. 이번에는 별종들만 가득한 학교에서 유일하게 평범한 선생님으로 등장한다. 손힐 선생님이 웬즈데이에게 “우리는 사실 비슷한 점이 많아”라고 말하는 장면에선 웃음주의보! 식물을 가르치는 손힐 선생님은 말한다. “가장 흥미로운 식물은 그늘 밑에서 자라는 법이지.”

웬즈데이에게 학교란 ‘아이들 수백명의 개성을 말살하는 곳이며, 이미 인생의 가능성이 닫힌 교사들이 아이들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모순적인 곳’이었다. 당장 집어치우려고 했지만, 네버모어 아카데미는 해리 포터의 호그와트에 버금가는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곳이다.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의사소통에는 서툴지만, 자신의 뛰어난 능력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비밀들을 풀어나간다. 독특하고 무해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모습이 보인다고 하면 너무 간 걸까? 웬즈데이는 말한다. “타인이 날 규정하게 두지 않을 것. 그게 내 재능이야!” 마치 요즘 4세대 걸그룹 노래의 가사 같다.

씨제이이엔엠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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