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신년회 빈손으로 가기 미안할때...3만원으로 이렇게 [전형민의 와인프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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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하는 때입니다. 모임이 많아지는 시기기도 한데요. 올해 들어 ‘소맥’ 외에는 다른 주종을 찾기 힘들었던 우리나라 술 문화가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을 타고 다변화하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저녁 자리에서 편하게 마실 와인을 추천해달라는 연락을 종종 받고 있거든요.
홈술·혼술이 늘어나면서 소맥 외 다른 알코올에 관심이 생긴 영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콜키지프리(외부 주류 반입시 별도의 비용이 필요하지 않음) 식당이 늘어난거죠. 식사 약속 자리에 나가면 옆테이블 손님들이 와인을 가져와 마시는 모습을 이제는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와인의 대중화는 와인러버로서 환영할 일이지만, 평소 와인을 즐기지 않았던 분들에게는 꽤 곤혹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와인이 동양 문화권인 우리에게 쉽거나 친숙한 주류는 아니거든요. 그나마 다행은 요즘은 동네 편의점에서도 꽤 괜찮은 와인들을 판다는 건데요.
오늘은 편의점에서 3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와인 중 연말연시 모임에 들고 나가도 누구라도 함께 즐기기 좋은, 호불호를 타지 않는 와인을 몇 가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샴페인은 모든 음식에 어울리는 팔방미인형 와인인데요. 혹시라도 이들을 해당 편의점에서 보신다면 일단 사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언제 어느 자리에 가져가도 차갑게 칠링만 해서 마신다면 가격 이상의 환영을 받을 수 있는 녀석들이거든요.
대체재로 ‘배비치 블랙라벨 소비뇽블랑’도 추천할만 합니다.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에서 키우고 양조한 소비뇽블랑 와인으로 2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습니다. 배비치 와이너리 내에서도 미들급 라인에 속하는 블랙라벨이기도 하고요.
뉴질랜드는 천혜의 기후 때문에 저렴하면서도 가성비가 좋은 소비뇽블랑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배비치 블랙라벨은 레몬과 라임 같은 시트러스 노트부터 조금만 브리딩(산소와 접촉)하면 열대과일과 파인애플의 뉘앙스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화려하지만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맛 덕분에 각종 해산물이나 초밥 등에 편하게 즐기기 좋습니다.
미국 나파밸리의 ‘689 celler’에서 양조하는 서브미션 까베르네 소비뇽은 와린이들에게 입문용으로 강력히 추천하는 와인이기도 합니다. 레드와인의 매력 중 한가지를 꼽으라면 빠지지 않는 것이 오크통 속에 와인을 숙성시키면서 와인에 입혀지는 참나무향, ‘오크 터치’인데요. 서브미션은 저가 와인 중에서도 오크 터치를 잘 느낄 수 있는 와인으로 꼽힙니다.
자두나 블루베리, 블랙베리 등의 검붉은 과실 뉘앙스와 함께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지는 바닐라나 초콜렛 계열의 단맛 뉘앙스를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알코올이 크게 튀지 않고, 가격대비 밀도도 굉장히 높게 느껴져서 대부분의 입맛에 잘 맞는 녀석으로 꼽힙니다.
특히 서브미션은 가격 메리트가 큰 와인입니다. 서브미션은 까베르네 소비뇽 외에도 레드 블랜드 피노누아, 샤도네 등 다른 품종도 함께 수입되는데요. 다른 품종들은 까베르네 소비뇽 만큼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프랑스 남부 론 지역의 쉬라와 같은 품종인 호주 쉬라즈는 더운 지역에서 잘 자라는데요. 과실미가 풍부하면서도 특유의 캐릭터인 다양한 허브향이 나타나는 품종입니다.
호주의 대표적인 와이너리중 하나인 킬리카눈 와이너리의 미들급 와인이다보니, 엔트리급보다는 고급스럽고, 호주 전역에 자생하는 유칼립투스와 민트 등 다소 화한 느낌의 허브류 뉘앙스를 와인에 잘 담아낸 것으로 평가 받습니다.
특히 말린듯한 자두와 검붉은 체리, 으깬 블루베리 같은 풍부한 과실미와 화한 느낌의 허브류 뉘앙스가 호불호가 갈리는 양고기의 짙은 육향을 와인의잘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프렌치 오크통에 최소 15개월을 숙성시키면서 발현된 카라멜 아로마와 실키한 질감은 와인을 모르는 와린이들도 쉽게 느낄 정도로 친근하게 다가오죠.
하지만 경험상 와린이들은 비싼 와인보다 오히려 3만원 미만의 엔트리급 와인들에서 매력을 찾곤 합니다. 고급으로 갈수록 맛의 실타래가 복잡·미묘해지고 세세해지는데, 이제 막 와인을 마시기 시작한 와린이들에게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맛을 나타내는 와인이 더 쉽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 고른 와인들은 복잡·미묘한 맛의 지도를 그려야 하는 와인은 아닙니다. 오히려 굵직굵직하게 각 품종이 가지는 특성을 단순화해 뽐내는 녀석들이죠. 그런 의미에서 와린이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쉽게 마시고 즐길 수 있는 와인 입니다.
즐거운 모임이 가득한 연말연시, 오늘 추천한 와인으로 함께 와인의 세계를 즐기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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