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 최우선”…尹대통령, 집권 2년차 개혁 ‘고삐’[어떻게 보십니까 2023-국정운영]
화물연대 사태 계기 지지율 상승에 개혁 탄력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을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의 원년’으로 천명했다. 집권 2년차, 개혁 과제 추진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도다. ‘3대 개혁’에 대한민국 국가경제와 미래세대의 명운이 걸린 만큼 더 이상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깔렸다.
특히, 새해 벽두부터 우리사회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개혁의 바람은 ‘노동개혁’이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직접 “3대 개혁 중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것은 노동개혁”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제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잘못된 제도, 이런 적폐를 청산하고 제도 개선을 하기 위한 개혁을 가동해야 한다”며 “인기가 없더라도 3대 개혁은 국가와 미래세대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추진해 2023년을 개혁 추진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지난 15일 국민패널 100명이 참석해 156분 생중계로 진행된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함께 노동시장 개편 4대 방향으로 ▷노동수요에 따른 유연성 ▷공정한 보상체계 ▷직장 내 안전 ▷노사관계 안정성을 제시했다. 또,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주52시간제 유연화, 직무급제 확대 등 구체적인 방안도 거론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고용형태·기업규모 등에 따른 노동시장 격차 완화 등에 대한 포괄적 개혁 논의에 착수하기로 한 상태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을 통해 사회적 대화를 마련하고 내년 하반기 중으로 ▷원하청 상생모델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기반 파견 제도 개편 등을 담은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52시간제의 경우 연장근로 단위를 주단위에서 주·월·분기 등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임금체계와 관련해선 직무별 임금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고 ‘상생형 임금위원회’를 신설해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를 확산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3대 개혁’이 탄력 받기 시작한 것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부터다. 한때 20%대 중반까지 추락했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달 초 마무리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사태를 거치며 완만하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40%를 웃도는 여론조사 결과들도 심심찮게 나오는 상태다. 상대적으로 가장 보수적인 수치를 내놓는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갤럽에서조차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지율이 올라가자 자연스럽게 국정동력도 회복되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대통령실 내부 역시 지지율 상승에 고무적인 분위기다. 사실 윤 대통령이 처음 ‘3대 개혁’ 화두를 꺼낸 것은 지난 5월 취임 직후 첫 국회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시정연설에서다. 그러나 당시에는 여소야대 국회 지형과 낮은 지지율 탓에 본격적으로 공론화가 되지는 못했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최우선 과제로 ‘노동개혁’을 꼽은 것은 화물연대 관련 대응을 계기로 노동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상 초유의 업무개시명령을 두 차례 발동하는 등 ‘법과 원칙’, ‘노사 법치주의’를 내세운 윤 대통령의 단호한 대응에 여론이 긍정적으로 호응하면서 지지율이 상승, 화물연대 사태의 해결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자연히 여세를 몰아 ‘노동개혁’부터 추진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의 발언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취임 후 처음으로 ‘적폐청산’을 언급하는가 하면, ‘노동조합 부패’를 공직·기업부패와 함께 ‘척결해야 할 3대 부패’로 지목하며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를 직접 주문했다. 그만큼 노동개혁 추진에 대한 자신감과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다.
새해에도 ‘세계 5대 수출 강국 도약’을 위한 윤 대통령의 ‘수출 올인’ 전략은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복합 위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위기극복 돌파구로 ‘수출’과 ‘스타트업’을 제시했다. 그간 수차례 ‘전 부처의 산업부화(化)’를 주문하며 원자력발전, 방위산업 등 수출에 공을 들여온 것에 이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21일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수출드라이브와 스타트업코리아라는 2개 축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을 돌파하길 바란다”며 “2023년엔 더 적극적으로, 더 아주 어그레시브(aggressive, 공격적)하게 뛰자”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수출드라이브로 경제상황을 정면 돌파하려고 하는데 여기에 '스타트업 코리아'를 얹어 강력한 기치로 내걸고 뛰어야 한다”며 “기획재정부가 주축이 돼 벤처와 스타트업을 지원해달라”고 지시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제1차 수출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고위직부터 실무자까지 모든 공무원들은 근본적으로 정부가 규제기관이란 생각에서 벗어나 기업을 도와주는 조직이란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키도 했다. 윤 대통령은 내년 상반기 직접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주력산업 ▷해외건설 ▷중소벤처 ▷관광콘텐츠 ▷디지털바이오 우주 등의 분야에서 수출 경쟁력을 제고를 직접 챙긴다는 계획이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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