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도 피해가는 보석 같은 축복의 겨울꽃, 꽃양배추[정충신의 꽃·나무 카페]
배추 속 모란꽃 형상…꽃배추·잎모란·꽃가두배추·자주양배추 별칭
북유럽산, 꽃말은 ‘축복’…추워야 더 선명한 색상, 강인한 생명력
■정충신의 꽃·나무 카페/꽃양배추
벌거벗은 가로수, 삭풍 몰아치는 황량한 겨울이 되면 제세상 만난 듯 피어나는 꽃들이 있다. 도심 겨울 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꽃양배추다. 노지에서 매섭게 몰아치는 북풍한설과 동장군의 기세에 꺾이지 않고 강추위를 견디며 컬러풀한 색감까지 더해가며 싱싱하게 살아가는 강인한 생명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도로변 화분에 웬 배추라며 놀라는 분도 있지만 꽃양배추가 도심의 관상용 겨울꽃으로 자리잡으면서 도시 풍경을 바꾸고 있다. 바닥에 바짝 붙은 채로 동장군의 기세에 굴하지 않는 강인한 체력과 삭풍을 이겨내는 씩씩한 용기가 기특하고 대견하기만 하다. 추위에 움츠리는 우리를 돌아보게 되는 겨울꽃이다.
용기 있고 씩씩하기만 한 게 아니라 화려한 색상에 예쁘기까지 하다. 배추잎에 모란꽃이 피어있는 형상이다. 학문상 이름은 꽃양배추이지만 일반적으로 꽃배추나 잎모란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배추처럼 생긴 꽃이라고 해서 꽃배추, 모란잎처럼 생겼다고 잎모란이라고 부른다. 플로리스트들에게는 ‘잎모란’으로 통한다.꽃가두배추, 자주양배추라고도 한다.
꽃양배추는 겨울에 볼 수 있는 최고의 꽃, 겨울을 대표하는 꽃이 됐다. 겨울은 날씨가 너무 추워 실내, 온실이 아니고서는 꽃들이 피지 못한다. 꽃양배추는 추워야 더 선명한 색상을 낸다. 온도가 내려가야 잎이 흰색에서 분홍 보라색 등으로 착색이 이뤄진다.품종이 많아 색상도 아주 다양하고 화려하다. 색상이 진할수록 추위를 견디는 내한성이 더 강하다고 한다.날씨가 추워질수록 더 화려한 색을 드러내는 보석 같을 겨울 식물이다.
관상용, 꽃꽂이용으로 재배하는 꽃양배추는 북유럽이 원산지인 두해살이풀이다. 지금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에서 재배한다. 뿌리잎과 줄기 아래쪽 잎은 녹색이다. 줄기 아래쪽 잎은 도란형으로 밑부분이 줄기를 감싼다. 줄기 위쪽 잎은 작다. 꽃은 잎겨드랑이와 줄기 끝에서 여러 개가 빽빽하게 뭉쳐난다. 꽃봉오리와 꽃대, 꽃자루는 흰색을 띠고, 털이 없다. 꽃잎은 노란색이다. 수술은 6개, 암술은 1개다. 열매는 각과다. 유럽 원산으로 우리나라 전역 및 전 세계에서 재배한다. 오글쪼글한 잎 모양과 미황색, 자색, 적색, 흰색, 녹색 등 오색빛깔을 갖고 있으며, 영하 10도에서도 생장하는 강한 내한성으로 주로 겨울철 화단을 꾸미는 관상용으로 재배한다. 크게 키우고 싶다면 6월 상순경, 작게 키우고 싶다면 7월에 파종을 하는 것이 좋고 화단용으로 식재할 경우 30∼50cm 간격으로 심는 것이 적당하다고 한다.
겨울의 꽃양배추는 잎 색깔 때문에 예쁜 꽃으로 보이지만 실제 꽃은 3월이 지나 기온이 올라가는 4∼5월에 유채꽃 같은 노란 꽃이 핀다. 10월부터 1월 사이에 배추잎의 색이 화려한 색깔로 변한 것이지 꽃이 핀 것은 아니다.
실외에서 많이 보게 되지만 실내식물 그리고 꽃꽂이용으로도 많이 사용한다. 화분에 심은 미니 꽃양배추도 귀엽고 예쁘다. 집에서 키울 때에는 가능한 한 추운 곳에 두는 것이 좋다고 한다.
채소과 중에서 가장 내한성이 강한 꽃양배추는 국내에서는 1970년부터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아주 다양한 색상의 품종이 만들어졌다. 실내에서도 잘 자라 화분에 심은 꽃양배추를 집에서 키우기도 한다.
꽃양배추는 10월 중순부터 1월까지 화단을 책임진다.양배추와 같은 생장성을 지닌 꽃양배추는 환경에 민감하지 않고 영하 10도 이하로도 살아남는 추위에 강한 식물이지만 한파가 계속 이어지면 냉해를 입을 수 있어 마른 잎으로 덮어 놓으면 좋다. 기온이 영하 5도 이하에서는 성장을 멈추기도 하지만 일시적이라고 한다.
꽃양배추는 브로콜리, 콜리플라워와 함께 배추과에 속한다. 꽃말은 ‘축복’. 우리 마음을 풍성하고 씩씩하게 용기를 불어넣고 축복을 가져다 준다는 겨울꽃 꽃양배추가 이번 겨울을 지나 코로나19 팬데믹을 말끔히 몰아내고 축복을 가져다 주기를 기원해본다.
글·사진=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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