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장관 당대표 차출설…국민 편익 고려하면 부적절[세종官錄]

박정민 기자 2022. 12. 24. 08: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나무는 고요 하고자 하는데 바람이 그치질 않는다.'

요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처한 상황과 잘 맞아떨어지는 고사다.

바람 잘 날 없는 국토부를 맡으며 업무를 수행 중인 장관을 갑자기 당권 후보로 데려가는 데 대해 국토부 구성원은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시끄러운 여의도 정치에 원 장관을 밀어 넣기보다 성공적으로 장관직을 수행하도록 당이 돕는 것이 넓은 관점에서 국민이 더 큰 편익을 얻는 것"이라고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직 수행 성공적으로 마치는 게 우선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나무는 고요 하고자 하는데 바람이 그치질 않는다.’

요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처한 상황과 잘 맞아떨어지는 고사다. 지금 여의도에선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를 두고 여러 인물이 거론되고 있는데, 원 장관도 그중 한 사람이다. 집권 여당의 당수로 윤석열 정부를 전력으로 지원하는 역할과 동시에 다음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을 인물로 원 장관도 거론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세종관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바람 잘 날 없는 국토부를 맡으며 업무를 수행 중인 장관을 갑자기 당권 후보로 데려가는 데 대해 국토부 구성원은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치인 장관이어서 언젠가는 여의도로 돌아가겠지만 한창 일을 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일을 그만두고 데려가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사실 윤석열 정부 초반 정책들이 다수 의석을 점한 야당에 모두 막히고 있는 지금 상황은 여당 입장에선 분명한 위기다. 이를 극복하고 당을 이끌 리더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장동 일타 강사’로 대선 과정에서 이름을 날린 후, 부동산 시장 안정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윤 대통령의 특별 임명으로 장관직에 오른 원 장관을 6개월 만에 여당 대표 후보로 다시 데려가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선택이란 지적이 다수다.

부동산 시장은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영향으로 급격히 가라앉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악화가 금융시장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정책 역량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또 윤석열 정부가 시동을 건 노동개혁의 시발점이 화물연대와 건설노조라는 점에서 원 장관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최근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사태 당시 원 장관의 동분서주는 관가에서도 많이 회자됐다. 운송거부에 동참하지 않은 차주들을 격려하고 현장 피해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항만, 산업단지 등을 종횡무진했다. 공무원 출신 장관이었으면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장관을 의식해 자신의 소관이 아닌 영역을 방문하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정치인 출신 장관’이었기에 이 같은 전국 각지로의 현장 방문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개혁에도 국토부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역시 원 장관의 추진력에서 비롯됐다.

이런 원 장관에게 전당대회 흥행용으로 한 번 쓰고 버려질 불쏘시개가 되라는 당의 요구는 무리일 수밖에 없다. 차기 대선 잠룡으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국토부 장관이란 자리에서 그 능력을 평가받아야 한다는 게 관가는 물론 당 밖의 대체적 시각이다.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시끄러운 여의도 정치에 원 장관을 밀어 넣기보다 성공적으로 장관직을 수행하도록 당이 돕는 것이 넓은 관점에서 국민이 더 큰 편익을 얻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