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크리스마스 이브 '충성의 노래' 불러요

문정실 작가 2022. 12. 2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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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코로나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마스크를 벗고 받는 연말이죠. 작년 재작년과는 다르게 송년회나 각종 모임이 확실히 많은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북한의 연말 분위기는 어떨까요. 북한이 궁금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잖아요. 북한에는 크리스마스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 조충희 ▶

네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그건 뭐예요?

◀ 조충희 ▶

제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사실 저는 70년대 그 <이름 없는 영웅들>이라는 영화가 나오면서 크리스마스를 처음 알았고요

"메리 크리스마스" "성탄절을 축하합니다"

◀ 조충희 ▶

트리라고 하죠. 고려 호텔이나 봉화산 호텔이나 이런 호텔에 가면 그게 있어요. 또 외국인들이 사는 호텔이나 그 다음에 이제 외국인 학교 이런 데는 이제 크리스마스 저거 장식을 하거든요. 그 징글벨 노래 있잖아요. 그것도 이제 나오고

◀ 차미연 앵커 ▶

캐롤도 틀어주고

◀ 조충희 ▶

뭐 그렇게 하고 이제 산타 모형도 있고 그때는 보면서 선물을 산타 할아버지가 가져다준다고 그래서 왜 애들한테 저런 거짓말을 하지? 하고 그렇게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몇 해 전에 평양 주재 영국대사가 SNS에 성탄절 풍경을 올린 적이 있었죠. 한산한 거리가 인상적이었다는 사람들이 많았었는데요. 북한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공식적으로 인정되지는 않죠?

◀ 김수경 ▶

그렇죠. 북한 헌법에 보면 공민은 신앙의 자유를 가진다고 해서 어쨌든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다. 이렇게 주장을 합니다. 그렇지만 종교를 국가 사회질서를 해치는 데 사용할 수 없다,라고 돼 있기때문에 사실상은 모든 종교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북한에도 성당과 교회가 있기는 해요. 그래서 1980년대에 장충성당이나 봉수교회 같은 것들을 만들기는 했는데 사실 여기에는 북한에 근무하는 외교관들 혹은 기업체의 외국 직원들만 이러한 미사나 예배에 참석하고 일반 주민들은 종교가 엄격히 제한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우리는 뭐 크리스마스나 연말이 되면 늘 이 편성되는 특집 애니메이션 뭐 영화 이런 것들이 있고요. 또 한 해를 정리하는 각종 시상식 프로그램들이 있잖아요.

◀ 김필국 앵커 ▶

우리와 좀 다르긴 한데요. 북한에도 12월 24일이 되면 TV에 평소와는 다른 프로그램이 나온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평양의 한 광장에서 한복에 코트를 입고 춤을 추는 청년들. 같은 날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무도회들이 펼쳐졌습니다.

"영원 불멸할 업적을 쌓아올리신 항일의 여성영웅 김정숙 동지에 대한 흠모의 정을 안고 모여온 청년 학생들로 흥성였습니다."

◀ 김필국 앵커 ▶

12월 24일은 바로 북한이 김일성 김정일과 함께 백두산 3대 장군으로 치켜세우는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의 생일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이날은 북한 전역에서 경축하고 추도하는 행사가 열립니다.

"참가자들은 김정숙 동지의 혁명 생애를 돌이켜보며 묵상했습니다."

◀ 김수경 ▶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 두 명이 강반석 김정숙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강반석 같은 경우는 김일성의 어머니이고요. 또 김일성의 아내이자 김정일의 어머니죠. 또 김일성의 아내이자 김정일의 어머니인 김정숙 같은 경우에도 항일의 여성 영웅이라고 이제 칭해지는데 김정숙의 어떤 일대기와 뭐 활동 같은 것들은 아예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 돼 있거든요. 김씨 일가에 대한 과목은 특별히 중요해서 이 과목들을 잘 못하게 되면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다. 라고 낙인찍히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아주 역점을 두고 가르치는 과목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 조충희 ▶

남한에서는 12월 24일에 징글벨을 부르는데 북한에서는 이제 김정숙 찬양하는 이제 노래를 부릅니다. 그래서 못 잊을 삼일포의 메아리 같은 건 TV에 아마 계속 아마 나올 겁니다.

"항일의 여전사 여기에 오셨네 못잊을 그날에 울리신 총소리"

◀ 조충희 ▶

위에서부터 어떤 시를 읊어야 되고 어떤 노래를 불러야 되고 어떤 식의 작품을 구현을 해야 된다고 다 나오거든요. 전국적으로 모든 기관 기업소 단체 뭐 농장들에서 다 충성의 노래 모임을 진행을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우리는 연말 12월이면 크리스마스부터 각종 송년회까지 다이어리의 일정이 꽉 차는데요. 북한 주민들은 다른 의미에서 좀 바쁘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송년회나 제야 행사는 우리한테도 익숙한데요. 지금 보이는 총화는 상당히 좀 낯설게 느껴집니다.

◀ 김수경 ▶

그렇죠. 총화라는 건 어떻게 보면 북한 사회를 이해하는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라고 할 수가 있는데요. 이 조선말대사전을 찾아보면 사업이나 생활에 과정이나 결과를 분석해서 그걸 기초로 앞으로 도움이 될 경험이나 교훈을 찾는 것 이런 걸 총화라고 하는데요. 쉽게 말하면 다 같이 모여가지고 분기별로 혹은 한 달에 한 번씩 나 스스로 반성도 하고 또 상대방을 비판하기도 하고

"총화 내용은 컴퓨터망에 올려 누구나 되새겨보며 분발해 나서게 하고 있습니다

◀ 김수경 ▶

어떻게 보면 좀 고역이라고 할 수도 있죠.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게 함으로써 사회를 통제하는 일종의 기술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조충희 ▶

저도 그 총화라는 말이 입에 올라가지고 지금도 이제 사무실에서 자꾸 총화 총화 할 때가 있거든요. 그러면 젊은 직원들은 거의 이제 알아듣지 못해서 무슨 소리 하나 하는데 특히 12월은 엄청나게 총화가 많은 날입니다. 주생활총화 있고 월 생활총화 있고 분기 생활총화 있습니다. 그다음에 또 12월이니까 연간 생활총화가 또 있어요. 그래서 이 생활총화만 조직에서 하는 생활총화만 4개를 12월 말에 다 해야 되거든요.

◀ 김필국 앵커 ▶

12월은 뭐 총화의 달이네요.

◀ 조충희 ▶

네. 그렇게 하고 일 년 동안 계획을 수행했느냐 못 했으면 왜 못했고 잘했으면 왜 잘했냐, 이런 것까지 다 해야 되는데 옛날에는 다 이제 이렇게 펜으로 다 썼거든요. 진짜 그때는 12월 달이면 오줌 싸고 뭘 볼 새도 없이 돌아간다고 계속 이제 그렇게 이제 이야기를 많이 했고요.총화 때는 비판받는 사람이 있거든요.조직 생활 그러니까 충성심이 부족한 사람 한 명 그다음에 학습 못 하는 사람 한 명 그다음에 이제 경제 과업 수행 못 하는 사람 한 명 이렇게 해서 한 3명 정도가 중심적으로 나오는데 못 했으면 그냥 세워놓고 비판하기도 하는데 저도 몇번 비판 받았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걸 여러 번 한다는 얘기잖아요. 너무 무섭네요.

◀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서는 이 모든 총화를 다 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한 해를 무사히 마무리 했구나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하죠?

◀ 차미연 앵커 ▶

네. 그래서 총화가 끝나야 송년회를 비로소 시작한다고 하는데요. 북한에서 이 송년회는 어떤 분위기 인가요?

◀ 조충희 ▶

북한에서는 망년회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기본적으로 식당가면 조금 돈도 비싸고 그렇게 되니까 우리 집이 좀 커서 우리 집에서 이제 망년회를 많이 했는데 망년회 분위기 보면 조금 이제 많이 변했던 것 같아요. 초기에는 그냥 물에다가 바가지 띄워놓고 두들기면서 이제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춤추고 하다가 기타 손풍금으로 하다가 2000년대 지나서 시장 도입되면서는 일본산 카라오케 있지 않습니까 그거 놓고 마이크 들고 노래 부르고 그런 쪽으로 하고 1년 동안 있었던 일 이야기하고 술 마시고 그런 식으로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우리나라 연말 행사 하이라이트 중에 하나는 제야의 종이죠. 북한에서도 김일성 광장에서 새해 축하 행사가 열린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12월 31일 밤 평양 거리 모습입니다. 제야 행사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네요.

◀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서는 이날 밤 11시쯤부터 불꽃놀이도 하고 축하 공연도 한다고 합니다.

"경축의 이 밤 새해를 맞는 우리 인민의 마음속에 크나큰 포부와 아름다운 희망를 안겨주는 저 축포…"

◀ 김수경 ▶

이렇게 대규모로 대대적인 연말 행사를 벌이는 건 사실 늘 있었던 건 아니고요.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에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어떤 문화 혹은 풍속도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2019년에는 드론 수백 대를 띄워서 밤하늘을 장식하는 그런 일들도 있었습니다. 북한 여행이 금지되기 전만 해도 외국인들이 많이 가서 즐기고도 하고 그랬었거든요. 그리고 주민들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죠. 휴대폰으로 촬영도 하고 연말의 분위기를 만끽하는데 저 행사에 동원되는 사람들은 저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 굉장히 오랫동안 준비할 거 아니에요. 그리고 제대로 보상해주지 않겠죠. 그렇다 보니까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고역인 행사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 조충희 ▶

사실 저 시간 1월 1일 12시 0시 하는 지점만큼은 정전 안 시키고 이제 전기를 다 보장돼서 이제 제야의 종소리 울리고 노래 나오고 뭐 이렇게 하는데 저녁부터 이제 술 마시다 보면 제대로 이제 맑은 정신에 본 적이 없는 거 같아요. 0시 지나니까 술 앉아서 술 마시다가 새해를 축하합니다 하는데 입에 음식 물고 있다가 축하한다가 푸카한다. 이런 식으로 이 입에 있는 게 뿜어 나와서 그렇게 될 때도 있는데 그랬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코로나가 이제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만날 수 있는 연말 크리스마스가 됐잖아요. 뭐 산타 할아버지가 들어주실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북한 주민들을 위한 바람 있으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조충희 ▶

어쨌든 이제 남한에 와서 집사람도 그렇고 애들도 그렇고 너무 좋죠. 크리스마스 설날 행사 이런 것들을 하니까 정말 좋은데 좋은 걸 누릴 때마다 이제 북한에 있는 주민들도 좀 즐겁게 보내면 좋겠다.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수경 ▶

지금쯤이면 아마 총화를 얼추 다 마쳤을 것 같은데 사실 북한 주민들 겨울에 더 바쁘죠. 그렇기 때문에 아주 바쁘고 힘든 와중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들과 친구들과 잠깐의 그런 정을 나누고 새해 계획도 잘 세우는 그런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연말을 즐길 수 없을 정도로 바쁜 북한의 연말 북한 주민들도 건강하게 잘 보내면 좋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즐거운 성탄절 되시고요 이제 며칠 남지 않은 2022년도 알차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39099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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