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테린·니조랄샴푸 만드는 이회사…돈은 다른데서 번다고? [강인선의 자본추]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2. 12. 2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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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섹터별 대장주 탐구③ 헬스케어 ‘존슨앤존슨’
올해 들어 주가 3.2% 상승
침체기 경기방어 성격 돋보여
코로나 백신 등 제약부문 비중 커
60년 연속 배당 올린 ‘배당왕’
PER 24배로 주가 높아 부담

이번주 <강인선의 자본추> 코너에서 살펴볼 미국 증시 섹터는 시가총액 2위 ‘헬스케어’입니다. 2주전에 다뤘던 ‘금융섹터’가 2위였는데, 그 사이에 헬스케어주의 시가총액이 금융주를 제치면서 2위가 바뀌었습니다. 이처럼 각 섹터는 경기순환 주기에 따라 시가총액이 커졌다 줄어들었다를 반복합니다. 각 섹터별 특징과, 시가총액 최상위주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를 살펴보면 증시를 보는 시야가 한층 더 넓어질 수 있습니다. 섹터는 글로벌 지수산출기관인 MSCI와 S&P가 개발한 글로벌 산업분류기준 방식에 따라 11개로 구분합니다. 에너지, 소재, 산업재, 임의소비재,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금융, 정보기술(IT),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유틸리티, 리츠 등이 11개 섹터입니다.

경기침체기 주가 방어력 돋보이는 헬스케어
헬스케어섹터의 시가총액은 21일(현지시간) 기준 7조7900억 달러입니다. 올해 들어 시가총액이 0.82% 하락해 전체 섹터 중 네번째로 수익률이 높았습니다. S&P500 지수가 같은 기간 20% 하락했음을 고려하면 뛰어난 주가 방어력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헬스케어 섹터에서는 존슨앤존슨·화이자·일라이릴리·애브비 등 글로벌 빅파마와 바이오테크들이 포함된 ‘제약 산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 다음으로 비중이 큰 ‘헬스케어 플랜’ 산업에는 미국 특유의 의료 산업 체계 덕분에 성장한 기업들이 많습니다. 세계 최대 민간 의료보험 기업 ‘유나이티드헬스그룹’, 편의점과 약국이 결합된 형태의 ‘CVS’ 등이 있습니다. 이밖에도 진단기기, 의료장비 등 산업이 헬스케어 섹터에 포함됩니다.

헬스케어 섹터의 가장 큰 특징은 경기방어적인 성격을 지닌다는 것입니다. 경기 침체가 와서 사람들의 소득이 줄어든다고 해서 병원이나 약에 쓰는 돈을 줄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제약 기업들의 경우 신약의 임상개발 결과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하기 때문에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해 공부해 놓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근 1~2년간 화이자, 모더나 등 코로나19 백신 수혜를 본 기업들이 많이 분포해 있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해당 기업들의 최근 주가가 이로 인해 고평가돼 있을 수 있으니 이 점도 주의해서 봐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에 따르면 각 섹터들은 경기 사이클에 따라 역사적으로 주가 흐름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헬스케어 섹터는 경기 침체를 목전에 둔 지금 시점에서는 주가 흐름이 크게 좋지는 않다가, 오히려 침체기에 들어서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경기방어적인 성격이 여기에서도 드러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헬스케어 섹터는 경기침체기에 주가 방어력이 돋보인다. <자료=피델리티 자산운용> 헬스케어 섹터는 경기침체기에 주가 방어력이 돋보인다.
그렇다고 헬스케어 기업들 중 모든 기업들이 좋은 것은 아니겠지요. 자본금이 적어 자금조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기업이나, 기술이전·인수합병만으로 외형을 키우고 있는 기업들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기술이든, 회사든 누군가가 사줘야 할텐데 침체기에는 모두가 현금을 틀어쥐고 있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타이레놀·리스테린·아큐브 등 소비재 브랜드 유명하지만... 제약 사업부문이 ‘하드캐리’
헬스케어 섹터 시가총액 1위 기업은 로션 브랜드, 타이레놀로 잘 알려진 ‘존슨앤존슨’ 입니다. 존슨앤존슨은 1885년 미국 남북 전쟁 당시 외과용 거즈, 깁스 등을 판매하면서 탄생했습니다. 이후 다양한 기업들을 인수합병하면서 현재의 ‘글로벌 제약사 시가총액 1위 기업’이라는 위용을 갖추게 됐습니다. 배당수익률은 2.54%로 크게 높은 편은 아니지만 60년 연속 배당을 높여온 ‘배당왕’으로도 유명합니다.

존슨앤존슨은 지난해 938억 달러의 매출액을 냈는데, 이중 가장 많은 비중(55%)을 차지한 사업부문은 제약 사업부문입니다. 제약 사업부문은 이 회사가 1961년 인수한 벨기에 소재 기업 얀센입니다. 얀센은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레미케이드 등 의약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높은 사업부(29%)는 의료기기 부문이고, 컨슈머헬스 사업부문은 매출액의 16%를 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타이레놀’, ‘지르텍’ 등 일반의약품을 비롯해 구강청결제 ‘리스테린’, 샴푸 ‘니조랄’, 로션 ‘존슨즈’, 콘택트렌즈 ‘아큐브’ 가 대표적으로 이 사업부에 포함됩니다.

제약 사업부는 매출액 비중도 크지만 영업이익률도 가장 높습니다. 이 부문의 세전 영업이익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9%에 달합니다. 의료기기는 이익률이 16.2%, 컨슈머헬스 부문은 8.8% 입니다. 제약 사업부의 실적이 늘어나야 존슨앤존슨의 이익 개선이 더 크게 일어나는 구조입니다.

존슨앤존슨은 올해 들어 주가가 3.2% 올랐습니다. 전체 지수와 비교하면 선방했지만 머크·화이자·애브비 등 경쟁사들에 비하면 좋지 않은 성적표라는 평가입니다. 눈치 빠른 독자분들이라면 눈치채셨을텐데요. 컨슈머헬스사업부문 때문입니다.

존슨앤존슨의 3분기(6월~9월)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은 각각 238억 달러, 2.55달러로 예상치를 모두 상회했습니다. 작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 증가했고 EPS는 1.9% 감소한 수치입니다. 특히 제약 부문의 매출액이 2.6% 늘어(환율 영향 제외하면 9%) 전체적인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반면 컨슈머헬스사업 부문은 매출액이 0.4% 감소했습니다.

컨슈머헬스사업 부문 실적이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존슨앤존슨은 사업부가 워낙 다각화된 탓에 제약 사업부문이 성장하는 데 따른 수혜를 오롯이 누릴 수 없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습니다. 여러 리스크도 안고 있습니다. 박현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컨슈머 헬스(컨슈머헬스 사업) 부문의 베이비파우더 발암물질 관련 소송이 진행중인 가운데 지난해 10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됐고, 향후 파우더 사업의 별도 분할 및 파산신청 과정에서 추가적인 합의 비용(35억 달러)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회사 이런 부분을 모를 리가 없겠지요. 컨슈머헬스사업 부문 분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에는 신설 법인 이름을 ‘켄뷰’로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분사는 내년 11월에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가 분사되면 부채가 자회사로 이전됨에 따라 부채비율이 줄어들고, 금융비용을 아낄 수 있는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009년 4분기 이후 존슨앤존슨 PER 추이 2009년 4분기 이후 존슨앤존슨 PER 추이
존슨앤존슨의 기업가치가 어느 정도로 평가되고 있는지 밸류에이션 지표도 살펴보겠습니다. 2009년4분기 이후 지표를 살펴보면 2017년~2018년 주가순이익비율(PER)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는 존슨앤존슨이 휘말렸던 법정 소송과 관련이 있습니다. 201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원은 회사의 베이비파우더를 사용하다 난소암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4억17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는데, 이 때문에 일시적으로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겁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PER가 200이상으로 이례적으로 높았던 2017년 4분기~2018년 3분기를 제외하고 보겠습니다. 평균 PER은 17.23이 나옵니다. 현재 존슨앤존슨의 PER은 24.66으로 비싼 구간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백신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주가에 우려요인을 작용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존슨앤존슨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존슨앤존슨의 코로나19 백신 매출은 14억9000만달러로,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에 불과합니다. 증가율도 전년 동기 7억6600만 달러 대비 94% 증가해 아직은 선방하고 있습니다. 미국 매출액은 4억2100만달러에서 1억2000만달러로 감소했지만 글로벌 매출이 3억4600만달러에서 13억7000만달러로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수요가 언젠가는 감소할 건 자명해 보입니다.

경기 침체기에 더욱 돋보일 주가 방어력, 컨슈머헬스 사업부문 분사에 대한 기대감, 60년간 배당을 늘려온 역사는 존슨앤존슨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다소 높은 밸류에이션과 애매한 실적, 코로나19 백신 매출 감소 우려 단점입니다. 여러분은 존슨앤존슨, 지금 매수할만한 주식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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