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보다 낫네 27% 뛴 와인 지수, 내년도 축배?[똑똑!스마슈머]
수요 급증에 수익 好 '샴페인50'도 22%↑
젊은·여성 소비자 유입속 대체투자처 각광
거래소 "수요 고갈에 내년 마냥 밝지 않아"
한국 등 암호화폐 연계 투자 신중을 '경계'
"경고 깃발 내걸렸다" 조심스러운 경고도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올해 주요 투자 자산은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코스피지수가 -20% 넘게 빠지고, 미국 다우지수(-10%)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9%) 등 주요국 주가가 곤두박질치는가 하면 열풍을 불러왔던 코인을 비롯한 각종 가상화폐 시장은 급락·파산이 잇따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런 가운데 올 한해 20% 넘게 수익을 낸 투자처가 있으니 바로 ‘와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급 와인과 샴페인에 수요가 몰리며 몸값이 상승한 것이다. 변동성 큰 시장에서 와인이 올해도 대체 투자처로서 훌륭한 성적을 낸 가운데 일각에서는 과열에 대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와인 소비층이 확대되며 대체불가토큰(NFT), 조각 투자 등까지 등장한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24일 런던국제와인거래소(LIVEX·London International Vintners Exchange)의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부르고뉴 와인 가격을 추종하는 ‘리벡스 버건디 150’ 지수는 올해 들어 11월 말까지 27.5% 뛰었다. 고급 샴페인 50개의 가격을 반영한 ‘리벡스 샴페인 50’도 같은 기간 21.6% 뛰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공급난 속에 팬데믹에 따른 수요 급증이 맞물리며 지난해부터 와인 관련 주요 지수는 기록 행진을 이어왔다. 실제로 대중적인 와인 100개 가격을 추종하는 리벡스 100 지수는 올해 7.1%, 1000개 가격을 따르는 리벡스 1000은 13.6% 상승했다.
보고서는 고급 와인 시장이 인구 통계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이전보다 소비자가 젊어졌고 여성층이 많이 유입되며 ‘파인 와인’ 카테고리가 더욱 활성화한 것이다. 와인을 마시는 사람이 늘어나고, 소비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수요 증가에 따른 투자 수단으로서의 가치도 올라갔다. 거래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하면서 대체 투자자의 저변도 훨씬 넓어졌다. 보고서는 딜로이트의 분석을 인용해 “팬데믹은 부(富)를 진정한 열정과 실행 가능한 투자에 소비하는 새로운 선수, 즉 고액개인자산가(HNWI·High net worth individual)의 유입을 가져왔다”고 분석하며 “HNWI의 증가가 고급 와인 지수의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평가했다.
안타깝게도 이 같은 축배가 내년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보고서는 “2023년 전망은 밝지 않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최근 일부 자산 시장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한 각국의 금리 조치 등 세계 경제를 둘러싼 변동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위축된 소비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내년에는 현재 오를대로 오른 와인 가격을 감당할 구매자와 돈이 충분할지 예단할 수 없다. 이미 시장이 과열된 가운데 세계 주요 와인 사업체들도 내년 글로벌 경기 침체와 물류 비용 상승, 외환 변동성, 가격 조정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고서는 “이 중 어느 것도 과도한 가격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리벡스는 특히 와인 투자가 과열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보고서는 와인 대체 투자 붐이 NFT 등의 신기술과 연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하며 대표적인 국가로 한국과 미국, 싱가포르를 언급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와인 소비층이 확대되면서 이 수요를 NFT와 조각 투자로 연결하려는 사업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펜폴드, 돔페리뇽 등 유명 와인 기업들도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NFT로 스페셜 에디션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열풍에 대해 “가격 지표와 구매 풀의 불투명성 측면에서 볼 때 최근 암호화폐 붕괴와 유사한 운명이 와인에 닥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붉은 깃발이 내걸렸다( The red flags have been hoisted).” 리벡스는 현재 와인 투자를 둘러싼 환경을 이렇게 진단했다. 와인이 지닌 상대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능력은 여전하지만, 영원히 상승하는 시장은 없고, 수요도 고갈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그 근거 중 하나로 리벡스 1000 지수가 지난 1년간 상승했지만, 월 단위로 가격이 오른 와인 수는 2021년 8월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음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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