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개통했을 뿐인데”...장애인 개인정보 빼내 대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적장애를 지닌 내방고객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대출을 받은 휴대전화 대리점 직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4일 대전지법 형사5단독(김정헌 판사)은 사기와 사전자기록등위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5)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편취금 1630만원 지급 명령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1월 대전 동구의 한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휴대전화를 개통하기 위해 점포를 방문한 B씨에게 대출을 실행하게 하고 돈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에게 지적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이용해 자신의 채무를 갚고자 수차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B씨에게 “3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게 해 주겠다”며 “필요한 곳에 20만원을 사용하고 나머지를 나에게 송금하면 대출업체에 대신 변제해 주겠다”고 거짓말했다. A씨는 B씨로부터 280만원을 받았다.

일주일 뒤 A씨는 B씨에게 다시 연락했다. A씨는 “이전에 개통한 휴대전화 때문에 신분증과 계좌번호, 비밀번호가 필요하다”며 접근해 개인정보를 공유받았다. B씨의 신분증은 A씨가 대전 서구의 한 통신사 매장에서 유심을 개통하고 인터넷 TV 서비스에 가입하는 데 쓰였다. A씨는 B씨 명의의 유심을 활용해 1350만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장애인인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고 동종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