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한국의 추격자'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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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위의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가 대한민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1년 전 내놓은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2036년에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대 경제국에 아시아의 4개국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제가 세계 8위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에 놀랐다면 그만큼 인도네시아에 관심이 없다고 볼 수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인도네시아 언론이 이런 장기 전망을 보도할 때면 종종 한국을 거론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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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세계 4위의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가 대한민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1년 전 내놓은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2036년에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대 경제국에 아시아의 4개국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4개국에 한국은 들어있지 않다.
4개국은 중국(1위)과 인도(3위), 일본(5위), 그리고 인도네시아(8위)였다. CEBR은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 대한민국의 경제 순위가 2036년에는 세계 12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제가 세계 8위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에 놀랐다면 그만큼 인도네시아에 관심이 없다고 볼 수도 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약 2억 8천만으로 중국과 인도, 미국에 이어 전 세계 4번째 인구 대국이다.
인도네시아는 GDP 기준으로 이미 15위를 오르락내리락할 만큼 경제 규모가 큰 나라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GDP로는 7위에 올라 우리나라는 물론 영국이나 프랑스보다도 위에 있다. 중위 연령은 29.7세로 한국(45세)과 비교하면 매우 젊어 앞날도 창창하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자신이 있어서인지 2030년까지 세계 7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올해 5% 넘게 성장하고 내년에도 5%대 성장이 예상되는 등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전혀 터무니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재미있는 것은 인도네시아 언론이 이런 장기 전망을 보도할 때면 종종 한국을 거론한다는 점이다. 마치 한국 언론이 일본을 언제 따라잡느냐 따지는 것처럼 인도네시아 언론도 "0000년도엔 GDP로 한국을 앞선다.", "PPP 기준으로는 이미 한국을 앞섰다." 등의 보도를 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더 노골적으로 한국을 겨냥한 말을 한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인도네시아가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을 모델로 삼아 추격하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항상 위만 바라보며 살던 우리 입장에서는 동남아시아의 어디 섬나라 정도로만 알던 인도네시아가 추격자가 돼 어느새 턱 밑까지 쫓아온 셈이니 당혹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아시아 내에 한국을 좋아하면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가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미 한국은 IMF 외환위기 이후 중국의 빠른 성장과 거대한 소비 시장 덕을 본 경험이 있다.
인도네시아도 풍부한 천연자원과 노동력을 바탕으로 제조업 육성에 나서면서 중국을 이을 글로벌 엔진을 자처하고 있다. 여기에 빠르게 늘어나는 소득은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저성장이 굳어지는 우리 입장에서는 재도약의 승부수를 던져볼 만한 투자 후보지로 꼽을 수 있다. 실제로 현대차와 SK, LG, 롯데,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은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를 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마침 내년은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수교 50주년인 해이기도 하다. 이에 맞춰 우리 정부도 적극적인 투자와 경제 협력·교류에 나서고 있다. 내년이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새로운 기회를 찾아볼 적기인 듯하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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