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전셋값 동반 하락…보증금 돌려주지 못해 경매 넘긴다
[앵커]
주택 천 여채를 사들여 임대 사업을 하다 숨진 이른바 '빌라왕'이 가진 부동산 40여 건이 법원 경매로 넘어왔습니다.
집값과 전세값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 계속 늘어날 수 있습니다.
박진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빌라왕' 김 모 씨 명의의 오피스텔.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 3명이 차례로 법원 경매를 신청했습니다.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근린생활시설로 되어있는 걸 그 사람이 사 가지고, 그거는 전세금 보호도 못 받을 것 같은데..."]
올해 3월 이후, 김 씨가 가진 부동산 47채에 대해 경매가 신청됐습니다.
청구액은 105억 원에 달합니다.
보증금을 다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우선 부동산 침체기에 주인을 찾기 어려운 데다 낙찰되더라도 국세 체납액 등 선순위 채권 금액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다세대주택 한 건에 대해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미 두 차례 유찰됐습니다.
김 씨처럼 의도적인 전세 사기가 아니더라도 보증금을 제 때 돌려주지 못해 경매에 나온 사례는 크게 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금을 대신 내고, 경매에 넘긴 주택은 465채.
지난해보다 40% 넘게 늘었습니다.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전세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고, 계약 당시보다 시세가 낮은 역전세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전세보증금이 10% 떨어지면, 빚을 더 내더라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이 4만 4천 가구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주현/지지옥션 선임연구원 : "전세 가격이 하락하면서 기존 세입자들에게 보증금 반환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입자들의 경매 신청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데요."]
특히 전세를 안고, 빚을 내 집을 산 갭투자의 경우 전셋값 아래로 집값이 떨어질 수 있어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위험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수입니다.
박진수 기자 (realwa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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