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등록임대 부활…임대사업자들은 '시큰둥' [규제 빗장 푼다①]

홍세희 기자 2022. 12. 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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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21일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한 아파트 등록임대를 복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전체 임대차 시장의 19%를 차지하는 등록임대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등록임대제도 개선으로 임대사업자들이 수도권 외곽지역 아파트 매입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임대사업자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등록임대제도 개선의 첫 걸음을 뗐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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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전용 85㎡이하 아파트 등록임대 재개
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대출도 완화
"수도권 외곽지역 중심으로 문의 늘 수도"
"임대사업자 유인할만한 인센티브 부족"
국회 입법화 과정 변수…野 협조 관건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2022.12.21.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정부가 지난 21일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한 아파트 등록임대를 복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전체 임대차 시장의 19%를 차지하는 등록임대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에 대해 정부가 등록임대제도 개선에 첫 걸음을 뗐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집값이 크게 하락한 수도권 외곽지역에서는 임대사업자들의 주택 매입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이번 조치만으로는 임대사업자들을 유인할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아파트 등록임대를 할 경우 10년간 매매가 불가능하고, 임대료 증액도 제한을 받는다.

정부가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살펴보면 등록임대 유형 중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85㎡ 이하) 장기 아파트에 대한 등록임대를 재개한다.

수요가 많은 이른바 '국민평형' 이하 아파트 등록임대사업자에게 맞춤형 세제 혜택을 줘 임대차 시장의 장기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임대사업자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신규 아파트를 매입 임대하는 사업자에게는 주택 규모에 따라 60㎡ 이하는 85~100%, 60~85㎡는 50% 취득세를 감면한다. 대상 아파트는 취득당시 가액이 수도권 6억원 이하, 비수도권 3억원 이하다.

특히 조정대상지역 내 매입임대주택 등록 시 양도소득세 중과를 배제하고 종합부동산세 합산도 제외하기로 했다.

대출규제도 완화한다. 등록임대 사업자에 대해서는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일반 다주택자보다 확대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등록임대제도 개선으로 임대사업자들이 수도권 외곽지역 아파트 매입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2020년 7·10대책에서 축소됐던 민간 등록임대에 대한 혜택이 크게 개선되면서 집값 하락이 상대적으로 컸던 수도권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문의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임대사업자를 지원하는 등 개편에 나서기로 하면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22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2022.12.22. kgb@newsis.com

임대사업자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등록임대제도 개선의 첫 걸음을 뗐다"는 반응을 보였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등록임대제도 개선의 첫 걸음을 뗐다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입장"이라면서도 "앞으로 갈 길이 더 멀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조치로 임대사업자들의 아파트 매입이 늘어날 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집값이 하락하는 시기에 10년 이상 매매가 불가능한 아파트를 매입하기에는 임대사업자들을 유인할만한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성 회장은 "아파트로 임대등록을 원하는 분들은 양도소득세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었다"며 "짧게는 10년, 길게는 15년까지 팔 수도 없고, 임대료 증액도 제한을 받는데 장특공 혜택도 제외된 상황에서 메리트가 있겠냐는 반응이 많다"고 밝혔다.

임대사업을 하고 있는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보유세와 양도세가 인하된 상황에서 굳이 10년을 팔지도, 살지도 못하고 규제를 받느니 월세를 받거나 전세를 돌려 은행 이자라도 받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대사업자들은 또 임대보증보험 의무 가입으로 보증료 부담도 커진 만큼 추가적인 규제 완화와 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성 회장은 "수도권의 한 임대인은 종부세보다 임대보증보험 보증료가 더 많이 나오기도 했다"며 "보증료 부담도 크다보니 기존 임대사업자 중에는 자진말소를 원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밝혔다.

국회 입법화 과정도 변수다. 이번 대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야당의 협조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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