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전 통상본부장 “IRA 통과전 전기차 투자업체에 혜택줘야”

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외국산 전기차 차별 논란이 제기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동맹을 고려하는 차원에서 수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 전 본부장은 현지시간 23일 의회전문매체 더힐 기고문에서 "IRA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역사적인 법이고 전기차와 배터리 등 핵심 분야에서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다"며 "그러나 여기에는 동맹의 증진된 국제적 협조가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법 조항의 차별적 성격으로 한국을 포함해 일본, EU와 불필요한 갈등과 긴장이 야기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국익과 경제 안보를 위해 되도록 빨리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공급망 사태, 에너지와 식량 안보 문제가 부상하며 동맹과 단합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반도체를 비롯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정교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한국과 같은 동맹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IRA는 미국이 역내 동맹과 '윈윈'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문제에 얼마나 진지한지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 전 본부장은 "재무부에서 현재 막바지 작업 중인 IRA 시행 규칙 제정은 매우 중요하다"며 "몇 가지 수정이 고려돼야만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그는 특히 핵심 광물 요건과 관련, 미국 및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된 광물로 한정한 부분을 IPEF 등으로 확대할 필요성을 거론했습니다.

이와 함께 전기차를 재조립하거나 재설계하는 경우 등에까지 보조금 요건을 확대, 유연성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IRA 규정이 지나치게 엄격해서는 애초 의도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면서 "이 같은 정신에 비춰 전기차 생산자가 법 통과 이전 미국에 투자를 발표했다면 이는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며 미국에 대규모 전기차 공장을 건설 중인 현대차를 포함한 외국 업체에 대한 혜택 확대를 주장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오수호 기자 (oasi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