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형님 리더십'이 깨운 현대캐피탈 '신바람 배구' [유진형의 현장 1mm]

2022. 12. 24.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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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지난 2016-2017시즌 현대캐피탈이 생각났다.

지난 2016-2017시즌 10년 만에 현대캐피탈을 챔피언 자리까지 올려놓았던 최태웅 감독은 당시 '형님 리더십'으로 주목받았다. 남자배구 역대 최연소 우승 감독에 오르며 질책보다는 격려로 선수들을 움직였다.

당시 현대캐탈의 모습과 흡사한 분위기가 23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보였다. 현대캐피탈이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선 3세트, 18-24로 뒤진 상황이었다. 배구장의 모든 사람들은 3세트가 이대로 끝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생각은 달랐다. 전광인이 서브를 넣기 위해 코트 뒤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눈빛이 달랐다. 최태웅 감독도 블로킹 자세를 보이며 전위 선수들에게 블로킹에 신경 쓰라는 작전을 보내고 있었다.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전광인은 스파이크 서브를 코트 뒤쪽으로 강력하게 때렸다. 하지만 아웃이 선언되며 아쉬워했다. 이때 최태웅 감독은 인아웃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결국 인으로 정정되며 현대캐피탈에게 기회는 계속 주어졌다. 전광인은 다음 서브에서도 에이스를 기록했고, 다음은 서재덕의 리시브를 흔들며 오레올이 블로킹 득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두 번의 서브에이스를 더 기록하며 포효했다. 어느덧 23-24 한 점차가 되었다. 전광인의 다음 서브도 강력하게 들어갔다. 타이스가 리시브를 했지만 공은 현대캐피탈 코트로 바로 넘어갔고 오레올은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이렇게 극적으로 24-24 듀스를 만들었다.

결국 3세트를 32-34로 내줬지만 현대캐피탈은 18-24에서 32-34까지 끌고 가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배구장을 찾은 팬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현대캐피탈은 3세트의 분위기를 살려 4세트를 마저 따내며 세트스코어 3-1(25-22 26-24 32-34 25-20)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이 신바람 배구를 할 수 있었던 건 최태웅 감독의 '형님 리더십'이 한몫했다. 듀스 접전 중 선수들이 실수를 해도 웃으며 괜찮다고 다독였고 득점에 성공하면 하이파이브와 포옹을 하며 함께 기뻐했다. 선수들도 득점에 성공하면 최태웅 감독에게 먼저 달려와 안겼다.

현대캐피탈은 원정 경기였지만 홈경기와 같은 뜨거운 에너지로 코트를 가득 메웠다. 이날 승리로 직전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패했던 아픈 기억을 털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선수들과 하이파이브와 포옹을 하며 함께 기뻐한 최태웅 감독.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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