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닥콩닥 떨리는 채혈 이제 끝?...“이것 흘리면 건강상태 한눈에!” [사이언스라운지]

이새봄 기자(cestbon@mk.co.kr) 2022. 12. 2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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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할 때 반드시 거쳐야하는 ‘통과의례’는 채혈이다. 피 속에는 혈액형 같은 기본 정보 뿐 아니라 우리 몸의 상태를 알수 있는 여러가지 생리적 지표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는 건강정보가 담겨있다.

하지만 피만큼 중요한 정보를 담고있는 것이 있다. 바로 ‘땀’이다. 사람이 흘리는 땀에는 혈액의 대사물질, 이온 농도,영양분과 같은 화학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웨어러블 센서를 통해 이를 모니터링하면 채혈과 긴 검사 시간 없이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땀의 양과 이온 농도를 측정하면 사람들이 신체활동 중 적절한 수분과 나트륨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고, 과도한 발한 증상을 확인하여 저혈당 쇼크를 사전에 예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웨어러블 땀 센서 패치는 실시간 연속 데이터 무선 전송으로 인한 대량의 중복 데이터가 생성되고,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단점이 있었다.지금까지 웨어러블 땀 센서를 실용화하기 위해 필요한 충분한 작동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스핀융합연구단 이현정 책임연구원과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 곽노균 교수 연구팀은 감각뉴런의 효율적인 정보처리 방식을 통해 에너지 효율문제를 해결했다. 이를 통해 24시간 이상 작동이 가능한 웨어러블 땀 센서 패치를 개발했다.

인간의 감각 뉴런은 외부자극을 받으면 이를 스파이크(spike) 형태로 변환해 정보를 주고받는다. 외부자극의 세기가 강할수록 빠른 주파수의 스파이크 신호가 만들어진다. 뉴런의 이러한 이벤트 기반 스파이크 신호 처리방식은 복잡하고 방대한 외부 자극 데이터를 효율적이면서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인간의 감각 뉴런처럼 사용자의 건강지표와 관련해 중요한 이벤트가 발생한 경우에만 데이터를 전송하는 ‘이벤트 기반 무선 모니터링’ 방식을 적용한다면 무선 모니터링의 에너지 소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들의 가설이었다.

[사진제공= KIST]
이후 연구팀은 감각 뉴런의 스파이크 신호 기반 무선 웨어러블 땀 센서 패치를 개발하고 이벤트 기반 무선 모니터링을 통해 획기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기능을 임상시험을 통해 시연했다. 땀 센서는 원뿔 형태의 개방형 수직 땀 채널 상단에 땀 제거 층이 결합돼 채널에 차오르는 땀을 순간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땀 채널 내벽에는 한 쌍의 전극이 있어 땀이 차오르고 제거되는 과정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할 수 있다. 땀이 차오르면 전기적 신호가 증가하다가 땀이 순간적으로 제거되면서 급격히 감소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스파이크 형태의 신호가 만들어진다. 스파이크 신호의 주파수와 진폭을 통해 땀을 배출하는 속도와 땀 이온 성분의 농도에 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채우고 비우기를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땀 센서는 장기간 연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새로 분비된 땀이 이전 땀과 혼합되지 않으므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이벤트 기반 데이터 전송 방식의 에너지 소비가 연속 데이터 전송 에너지 소비의 0.63%에 불과하며, 개발한 웨어러블 땀 센서 패치가 24시간 이상 연속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또한 임상시험을 통해 실제 운동 상황에서 다양한 피부 영역의 땀으로부터 정보를 성공적으로 얻을 수 있었다.

이 연구결과를 활용해 오랜시간 땀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되면 야간 저혈당 쇼크나 심장마비같은 급성 질병과 이에 대한 전조증상을 감지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기대다. 또한 다른 유형의 피부 부착 센서나 새로운 컴퓨팅 기술과 결합한다면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고 보다 정교한 건강관리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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