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북] “금테크가 최고”… 꺾인 킹달러·BOJ 덕에 웃는 金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금테크’ 주목
#직장인 최창욱(33·가명)씨는 최근 금(金)에 투자하면서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사 모으기 시작한 금 투자 상품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주식 대신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사 모았던 최 씨는 9월부터 현재까지 10% 넘는 수익률을 내고 있다. 최 씨는 내년에도 계속 금 상품에 투자할 생각이다.
‘산타 랠리’가 찾아오지 않은 연말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다시 금테크(금+재테크)가 각광받고 있다. 금 가격이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내년 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 당 180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월 1600달러 선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12.5% 오른 것이다. 연초 2000달러에 육박했던 금 선물 가격은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하락세를 탔었다. 금은 달러화로 표시되는 자산으로, 금값과 달러화 가치는 통상 반대로 움직인다.
◇ ‘킹달러’ 꺾이자 금 가격 반등
최근 금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것은 ‘킹달러’(달러화 초강세) 기조가 꺾인 데다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한때 1440원을 웃돌던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현재 1270원 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미국 중앙은행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아닌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자, 원·달러 환율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일본은행(BOJ)이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달러와 금은 반대로 역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일반적으로 금이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금 가격은 하락한다. 지난달 FOMC 정례회의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자 달러화 가치가 일시적으로 급등락했는데, 이때도 금값은 정확히 반대로 오르내렸다.
◇ 금 현물부터 ETF까지 투자 방법 다양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골드바를 직접 매입하는 등 실물 거래를 하거나 금 펀드, 금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이용하면 된다. 은행에 금 통장을 만들어 예금을 넣거나 KRX 금시장에서 매매하는 방법도 있다. KRX 금시장에서 금을 구매하려면 증권사에서 금 현물 전용 계좌를 만든 다음,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주식처럼 거래하면 된다.
증권사에 금 현물 전용 계좌를 만들기 귀찮다면 금 ETF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금 가격이 오르자, 국내에 상장돼 금 선물가격지수를 따르는 ETF는 최근 3개월간 상승세를 탔다. 지난 9월 23일부터 이달 23일까지 ACE 골드선물레버리지(합성 H)는 12.2% 급등했으며, TIGER 골드선물(H)과 KODEX 골드선물(H)은 각각 7%씩 올랐다. 다만 통장처럼 매매 차익에 15.4% 세금이 붙는다.
◇ “金값 계속 오른다”, 반등 폭 의견은 상이
앞으로도 금 가격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 가격 반등 폭에 대한 의견은 나뉘고 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채권 금리와 달러 모두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 속에 FOMC 이전부터 가파르게 하락했는데, 파월 의장의 발언이 매파적이었던 만큼 시장 금리와 달러 약세가 재차 발생할 가능성은 작아 금 가격 반등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아직 ETF 금 보유량과 투기적 수요에서 큰 변화가 부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 가격 반등은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금 가격은 11월 한 달간 8.3% 상승하며 올해 3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간 기준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했다”면서 “연말까지 주요 재료가 이미 시장에 소화됐고, 낮은 거래량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금이 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은 약하다”고 분석했다.
류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내년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및 실질금리 반락, 크레딧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장기적으로 금 가격의 점진적인 상승세를 지지할 것”이라며 “내년 중국 경기의 반등 시그널이 나타나면 원자재 가격 전반 강세와 중국의 금 수요 증가 기대로 금 가격은 또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쥬르그 키네르 스위스아시아캐피탈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 가격이 내년에 2500달러에서 최고 40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4000달러까지 오른다면 현재보다 2배 이상 오르는 것이다. 키네르는 “내년 1분기 경기 침체를 직면하면서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면서 “이는 금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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