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100兆 구독 시장 참전… 생필품부터 게임·OTT까지

변지희 기자 2022. 12.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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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확보 차원
통신 가입자도 늘릴 수 있어
구독서비스 시장 최근 4년새 55% 성장
SK텔레콤은 정기 배송 구독 상품인 ‘T우주 정기배송 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제공

이동통신사들의 구독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새로운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가입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구독서비스는 통신사들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데다, 이를 기반으로 본업인 통신 가입자도 늘릴 수 있다. 예컨대 SK텔레콤의 구독 플랫폼 T우주를 즐겨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SK텔레콤의 특정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T우주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국내 구독시장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시장은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2020년 40조1000억원으로 4년 만에 54.8% 성장했으며, 2025년 1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구독서비스 눈독 들이는 통신 3사

24일 SK텔레콤에 따르면 회사는 T우주에 생활필수품을 정기 배송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추가했다. 이번에 추가된 서비스를 보면 커피 브랜드 ‘드롭탑’의 캡슐커피와 원두커피 상품 총 4종, ‘서울우유’의 우유와 두유, 치즈 등 상품 2종, ‘진짜맛있는과일’ 상품 3종, 커피 브랜드 ‘투썸플레이스’의 캡슐커피 상품 2종 등이다. 생활 분야에선 아마존 인기 면도 상품인 ‘레이지 소사이어티’ 면도 상품 2종, ‘톤28′의 친환경 구강케어키트 상품 1종, 미술작품 구독 서비스인 핀즐 그림 상품 1종 등이 포함됐다.

구독 분야를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타 업종과 협업도 강화했다. 지난달에는 하나은행과 제휴를 맺었다. 앞으로 T우주를 구독하는 하나은행 고객에게는 적금 금리를 높여주고, 환전 수수료는 낮춰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 최대 4명이 혜택을 나눠 쓸 수 있는 ‘우주 패스 패밀리’를 선보였는데, 통신사와 상관없이 패밀리 멤버를 정할 수 있고 무료배송, 할인쿠폰 등을 나눠 쓸 수 있도록 했다. T우주를 해지한 고객에게는 한 달 재이용권을 제공하기도 한다.

T우주는 SK텔레콤의 비통신 사업 중 성장세가 가장 빠르다. 지난 3분기 말 월간 이용자 수 기준 140만명을 돌파했다. SK텔레콤은 “그중에서 20대와 40대 비중은 70% 이상으로, 젊은 세대와 비대면 중심으로 가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총 상품 판매액(GMV)은 3분기 기준 4000억원을 돌파했는데, 이달 말까지 56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에는 T우주 가입자와 상품 수를 2배 이상으로 확대하고, 2025년까지 3600만명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 구독서비스 ‘유독’을 다른 통신사 고객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것임은 물론, 자사의 이동통신 가입자도 늘리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가 타 통신사 이용자에게도 유독을 개방하면서 SK텔레콤의 T우주와도 정면 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유독의 특징은 11개 분야 23종 구독 서비스를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종의 맞춤형 구독서비스인 셈이다. 여러 서비스를 묶어서 판매하는 기존 구독 플랫폼과는 달리 필요한 것만 골라서 가입할 수 있고, 가입비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넷플릭스, 일리커피머신, 모두의할인팩, 지니뮤직 등은 U+모바일 전용 상품으로 둬서 LG유플러스 통신요금을 이용하는 소비자들만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LG유플러스는 2025년까지 유독 가입자 1000만명 확보를 목표로 잡았다.

KT는 구독서비스를 별도로 내놓지는 않았으나 OTT와 식음료 기업을 연계한 구독 서비스, 게임 구독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5G 초이스 요금제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과 같은 구독형 서비스를 골라서 이용할 수 있다.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 부사장이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구독 플랫폼 ‘유독’을 설명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기존 강자와 차별점 있어야 생존 가능”

통신업계가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여러 가지 전략을 구상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구독경제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통신업체들은 후발주자인 만큼 서비스를 더 고도화해서 사용자를 끌어모아야 한다”며 “기존 강자들과 어떻게 차별화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진짜 경쟁은 통신사들끼리가 아니라 이들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예컨대 쿠팡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는 각각 900만명, 800만명에 달하는데, 쿠팡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도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소비자들 끌어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IT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영역에서 유사한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차별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구독 경제 기업은 2012년부터 2020년 2분기까지 매출이 연평균 17.8% 증가했다. 이는 미국 S&P500 기업 매출의 연평균 증가율 3.1%보다 6배나 높은 것이다. 투자도 활발하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구독 경제 관련 글로벌 사모펀드(PE)·벤처캐피탈(VC) 투자액은 2010년 25억5200만달러 대비 2020년 92억8600만달러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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