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1순위 외인 활약?' 세트무득점에 웜업존 굴욕까지… 감독대행도 날선 비판[스한 이슈人]

허행운 기자 2022. 12. 24. 05:5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광주=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종목을 불문하고 외국인 농사는 한 해의 성적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이 일반적으로 월등한 신체 능력을 자랑하는 여자배구의 경우 그 중요도는 더 올라간다. 그런데 그 외국인 선수가 너무나도 안타까운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1순위 지명을 받은 니아 리드(26·페퍼저축은행)기에 아쉬움은 배가 된다.

페퍼저축은행의 이경수(왼쪽) 감독대행과 외국인 선수 니아 리드. ⓒKOVO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의 3라운드 홈경기에서 0-3(15-25, 15-25, 21-25)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이 패배로 페퍼저축은행은 개막 16연패, 리그 19연패 수렁에 빠졌다.

공·수 전반에서 이렇다할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쏟아지는 GS칼텍스의 공격을 그대로 받아낸 결과였다. 이경수 감독 대행이 패배 후 "할 말이 없는 경기"라고 한숨을 내쉴 정도로 출구가 보이지 않는 힘든 게임이었다.

그 중에서도 아쉬움이 짙게 남은 선수는 바로 니아 리드다. 그는 지난 4월 열린 2022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의 영예를 안고 V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해 최하위였던 페퍼저축은행의 구슬이 당연히 가장 먼저 나왔고 당시 사령탑인 김형실 감독은 지체없이 니아 리드를 호명했다.

그는 지난 2021~2022 브라질리그 세시 볼 레이 바우르에서 활동하며 리그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로 빼어난 공격력을 자랑했다. 지난 2020, 2021년에도 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비지명의 아픔을 안았던 그는 괄목할 만한 기량 상승과 함께 이름이 불릴 수 있었다. 그는 지명 후에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에서 미국 대표팀으로도 소집돼 국가대표 데뷔전까지 치르며 기대치를 증폭시킨 바 있다.

ⓒ스포츠코리아

그러나 뚜껑이 열린 니아 리드는 페퍼저축은행이 바라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는 283득점으로 리그 7위, 공격성공률 33.64%로 리그 11위에 그치고 있다. 일부 국내 선수에게도 밀리는 수치다. 1순위 외국인 치고는 분명 아쉬운 성적임이 틀림없다.

이날 경기에서도 그의 존재감을 찾기는 힘들었다. 1세트에는 가벼운 모습을 보이며 6득점을 올리긴 했지만 이내 세터와의 호흡에서 부조화가 시작됐다. 자신의 타이밍에 제대로 올라오지 않는 토스는 모두 연타 공격으로 일관하면서 연신 기회를 상대에 내줬다. 시즌 내내 노출하는 니아 리드의 문제점이다.

이경수 감독 대행이 경기 전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니아는 자신의 스피드, 높이에 맞춰서 미리 올라가는 스타일이다. 항상 같은 조건으로 토스가 올 수 없는데 먼저 출발을 해버린다. 세터 위치에 따라 공 높이가 당연히 달라지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더라. 그러다보니 공을 내려오면서 때리거나 아예 스윙 없이 넘기는 게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그대로 드러난 것.

그러다 보니 2세트에 니아 리드의 득점은 단 한 점도 나오지 못했다. 11번의 공격을 시도해 2개의 범실, 1개의 블로킹 허용에 그치자 페퍼저축은행의 공격은 완전히 침체됐다.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한 이경수 대행은 그를 3세트에 웜업존으로 보내는 극단의 선택을 내렸고, 다시 코트를 밟지 못했다. 니아 리드의 6득점은 올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한 두 번째 경기(10/25 흥국생명전·9득점)이자 올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소 득점이다.

ⓒKOVO

이 대행은 경기를 마친 후 "이렇게 해도 지고 저렇게 해도 지는 상황이라면 우리에겐 과정이 중요하다. 1~2세트처럼 무기력하게 경기하면 선수들에게 영향이 너무 크다"며 "(상대와) 부딪히면서 싸워야 하는데 그게 (니아 리드가) 안되니 분위기가 처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뺐다"고 선택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경수 대행의 쓴소리는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박경현 선수가 투입돼 3세트에 분위기가 살긴 했다. (박)경현이가 잘해준 것도 있지만 니아가 그 정도를 해주지 못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는 이 대행은 "우린 외인 선수의 활약이 절실한 팀인데 그걸 못해주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내놨다.

현재 페퍼저축은행은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박은서, 이한비가 모두 부상으로 신음 중이다. 이 대행이 밝힌 바에 따르면 박은서는 발목, 이한비는 발가락 사이 염증으로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는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1옵션' 니아 리드의 활약이 더욱 절실한 상황. 하지만 기대치를 밑도는 그의 모습에서 팀은 실망감을 숨길 수 없었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