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앞두고 겨울폭풍 덮친 미국…150만가구 정전에 7천편 결항

크리스마스 주말을 앞두고 거의 미국 전역에 강력한 겨울 폭풍이 불어닥치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 23일 미국 인구의 70%에 해당하는 2억4천만 명이 사는 지역에 각종 기상경보가 발령된 상태입니다.

미 중서부에서 형성된 '폭탄 사이클론'이 점차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곳곳에서 이상 한파와 폭설, 강풍 등의 극단적인 날씨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폭탄 사이클론은 차가운 북극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저기압성 폭풍으로 통상 24시간 이내에 기압이 24밀리바 넘게 떨어질 때 나타납니다.

미국 기상청은 "캐나다 인근 국경에서 남쪽 멕시코와의 국경인 리오그란데, 걸프 연안, 플로리다 반도 중부 그리고 태평양 북서부에서 동부 해안까지 겨울 기상 경보가 발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몬태나주 산악 지방에서는 수은주가 영하 40도까지 떨어졌고, 텍사스와 테네시 등 남부 주에서도 기온이 0도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미국행을 기다리며 천막 생활을 하는 이민자들도 추위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시간·펜실베이니아·뉴욕주 등 중부와 동부 지역에서는 폭설이 내리고 있습니다.

뉴욕주 북서부 버펄로는 89㎝의 눈이 내려 자동차 운행 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

이날 오후 현재 미국에서는 150만 가구가 정전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만 18만7천 가구가 정전됐고 인구가 적은 메인주도 11만4천 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폭설과 강풍, 결빙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항공기 결항 사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항공 정보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45분 현재 미국에서 모두 4천500편 이상의 국내선과 국제선이 취소됐습니다.

전날 2천688편을 합쳐 크리스마스 직전 이틀간 7천 편이 넘게 결항된 겁니다.

이날 시애틀 일대 공항들에서만 절반에 가까운 500편 이상이 운항을 취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사망 사고도 잇따라 오클라호마주에서는 각각 다른 빙판길 교통사고로 모두 3명이 목숨을 잃었고, 켄터키주에서도 교통사고로 2명이 숨졌습니다.

앤디 버시어 켄터키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제발 집에서 안전하게 머물러달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했습니다.

또 페덱스는 테네시주 멤피스의 물류 허브가 악천후로 차질을 빚는 바람에 크리스마스 물류 배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오수호 기자 (oasi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