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도 1조7천억 달러 2023회계연도 예산안 처리…셧다운 위기 피해
젤렌스키 연설 이틀 만에 처리 완료…바이든 "도착하는대로 서명"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 하원이 임시 예산안 만료시한인 23일(현지시간) 1조7000억 달러(약 2181조원) 규모의 2023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2023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를 위한 의회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 절차만 남겨두고 있어 이른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위기는 피하게 됐다.
미 하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2023회계연도 예산안에 대한 투표를 실시해 찬성 225표, 반대 201표로 가결했다. 공화당 하원의원 대부분은 반대표를 던졌다.
당초 미 하원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오후 예산안 처리를 시도하려고 했지만, 예산법안 자체가 4000페이지가 넘는 만큼 검토하는데 시간이 걸려 처리를 이날로 미뤘다.
앞서 미 상원은 전날(22일) 예산안을 찬성 68표, 반대 29표로 통과시켜 하원으로 넘겼다.
미국의 2023회계연도 예산안은 당초 2022회계연도 예산이 종료되는 지난 9월30일 이전에 처리됐어야 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간 입장차가 지속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진통을 겪어 왔다.
이에 양당은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를 피하기 위해 기존 예산에 준해 재정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임시지출 예산안을 몇 차례 통과시키면서 2023회계연도 예산안을 논의해 왔다. 지난 16일 마지막으로 연장한 임시예산안의 종료 시한은 이날 자정이었다.
그러다 양당이 최근 1조7000억 규모의 예산안에 합의하면서 미 의회에서 처리가 이뤄짐에 따라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는 피하게 됐다.
이번 예산안에는 국방예산 8580억 달러(약 1100조원)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군사적 지원을 위한 449억 달러(약 57조원) 예산 등이 포함돼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에는 우크라이나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의 무장 및 장비 지원을 위한 198억 달러(약 25조4000억원), 우크라이나 경제 지원을 위한 129억 달러(약 16조5500억원) 등이 담겨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00일에 맞춰 미국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1일 미 의회 연설에서 합의안에 포함된 군사적 지원 예산안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초당적인 지원을 당부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여러분의 돈은 자선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가장 책임감 있는 방법으로 다루려는 세계 안보와 민주주의에 대한 투자"라고 말했다.
미 상원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회 연설 하루 만에, 미 하원은 이틀 만에 예산안을 처리한 셈이 됐다.
예산안에는 또 긴급 재난 지원 예산 380억 달러(약 48조8300억원) 와 미 국립보건원(475억 달러·약 61조원)과 질병통제예방센터(92억 달러·약 11조8000억원) 등 헬스케어 및 연구 예산도 포함돼 있다.
12개의 세출 법안이 담겨 '옴니버스'로 불리는 이번 예산법안에는 그간 민주당과 공화당이 줄다리기를 해 온 각종 쟁점 법안도 다수 포함됐다.
정부 내 기기에서 중국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 틱톡 사용 금지를 비롯해 팬데믹 대비 태세 강화, 일부 의료 보장 연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우 성향 지지자들에 의해 벌어진 1·6 의회 폭동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선거인단법 개정안도 포함됐다. 개정안은 대통령 선거 결과를 인증하는 부통령의 역할을 '의례적'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내 강경파들은 이번 예산안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하고 있다.
차기 하원의장이 유력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번 예산법안을 "괴물"이라며 자신이 의회에서 보았던 "가장 수치스러운 법안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전날(22일) 이번 예산안을 "재앙"이라며 이번 예산안 처리에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향해 "공화당이라기 보단 민주당에 더 가깝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제 책상에 도착하는 대로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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