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러 대사 "美, 우크라서 대리전…미·러 충돌 위험 높아져"

기사내용 요약
젤렌스키 방미에 "미·우, 평화 아닌 전쟁 추구 보여줘"
"미·러 관계 빙하기…단절 원치 않지만 외교 기미 안 보여"

[서울=뉴시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23일(현지시간)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대리전"을 벌이고 있으며 양국이 "직접 충돌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이날 타스 통신 인터뷰에서 "오늘날 아무도 우리에 대한 백악관의 진정한 목표를 숨기지 않는다. 모든 TV 채널에서 정치 평론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대리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며 "대리전은 다른 사람에게 위임한, 다른 사람의 손으로 싸우는 전쟁이다. 바로 미국인들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벌이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돈과 무기, 정보, 군사 위성 등 모든 것을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 슬로건은 명백하고 분명하다. 러시아가 특별 군사 작전에서 승리하도록 놔둬서는 안 되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특별군사작전(전쟁) 중단 ▲군 철수 ▲피해 배상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물러설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에 있는 우리 외교관들은 러시아의 입장을 명확히 하기 위해 모든 기회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두 강대국 간 충돌 위험이 높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최근 미국 방문과 관련해선 "미국과 우크라이나 모두 평화가 아닌 전쟁을 추구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 모두 연극을 봤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의 배역이 있었다. 비굴함과 충성심, 그리고 러시아와 계속 대립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는 돈과 무기를 구걸하러 왔다. 미국 정책에 자국의 이익을 종속시키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또 현재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빙하기"에 있다면서도 미국이 '완전한 단절'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대부분 전화로 이메일을 통해 산발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미국은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시에 미국인들은 완전한 단절을 원하지 않는다. 위기를 통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종전을 언급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우리 목표는 군사적 충돌의 바퀴를 돌리는 것이 아닌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 해결책이나 양보안을 제시하지 않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푸틴 대통령은 '특별 군사 작전'이라고 부르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이날 처음으로 "전쟁"이란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단순한 말 실수였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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