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중재안'…꽉 막힌 예산 정국 푼 김진표 의장

김지영 기자 2022. 12. 24.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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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대치로 표류하던 2023년도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안이 극적으로 23일 국회를 통과했다.

사상 초유의 야당 단독 수정안 상정과 준예산 편성 우려까지 제기되던 최악의 상황에서 여야 합의를 이끌어 낸 협상 과정을 들여다보면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가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김 의장은 이번 예산안 협상과정에서 총 3차례의 중재안을 제시했다.

첫번째 중재안은 지난달 여야가 예산안과 관련 경제·비경제 부처 심사를 진행하며 논쟁하던 당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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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김진표 국회의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여야의 대치로 표류하던 2023년도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안이 극적으로 23일 국회를 통과했다. 사상 초유의 야당 단독 수정안 상정과 준예산 편성 우려까지 제기되던 최악의 상황에서 여야 합의를 이끌어 낸 협상 과정을 들여다보면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가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김 의장은 여야 대치 국면마다 3차례에 걸쳐 중재안을 제시하고 때론 자존심 싸움을 하는 여야에 합의를 설득하며 파국을 막았다.

김 의장은 이번 예산안 협상과정에서 총 3차례의 중재안을 제시했다. 첫번째 중재안은 지난달 여야가 예산안과 관련 경제·비경제 부처 심사를 진행하며 논쟁하던 당시 나왔다. 김 의장은 1차 중재안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3%p 인하하되 2년을 유예하고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유예 등을 담은 '세법 3종세트'를 제시했다. 김 의장은 여야 지도부를 만나 중재안을 설명하고 직접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 법인세 인하에 반대하며 이를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김 의장은 여야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시행령 설치기구 예산 등을 놓고 공회전을 거듭하던 지난 15일에는 두번째 중재안을 꺼내들었다. 중재안에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p)만 인하하고 대통령령으로 설립된 행정안전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은 예비비로 지출하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이 김 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했지만 이번에는 여당에서 판단을 보류했다.

이후 김 의장의 세번째 중재안에서는 법인세를 과세표준 구간별로 1%p를 인하하고 경찰국,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은 편성하되 50%를 감액한 후 향후 이견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 시 대안을 마련해 반영하기로 했다. 실제로 김 의장의 세번째 중재안은 여야 합의안과 가장 가까운 형태였다.

김 의장은 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구성 문제로 협상이 교착에 빠지자, 야당 입장대로 국조특위를 구성하되 여당 입장을 반영해 국정조사는 예산안 처리 이후 진행한다는 중재안을 내 다시 협상 물꼬를 틔우기도 했다.

중재안 뿐 아니라 꼬인 예산 정국을 풀어내기 위한 소통에도 적극 나섰다. 예산안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20여차례의 공개·비공개 회동을 주재했고 이달초에는 양당 원내대표를 공관에 불러 만찬 회동을 하며 대화를 이끌어냈다.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문제로 정국이 얼어붙었을 때는 민주당의 요청에도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늦기도 했다. 협상이 막힐 때는 여야를 강하게 질타했다. 예산안 협상 4차 시한을 앞둔 지난 18일 양당 원내대표와 공개회동에서는 "우리 경제를 살려내고 취약계층을 도우려고 하는 수레바퀴를 국회가 붙잡고 늘어지고, 못 굴러가게 하는 것"이라며 "정치하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 한다"며 양당의 합의를 촉구했다. 여야 협상이 조금씩 풀릴 조짐이 보이자 23일 본회의 최후 통첩을 통해 합의안 도출을 압박하기도 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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