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국경세에 유럽업계도 우려…"원자잿값 올라 경쟁력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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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제조 공정에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수입품에 부과하기로 한 이른바 '탄소 국경세'를 두고 현지 업계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럽 철강업계는 최근 합의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외국 기업과 경쟁에서 자신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생존마저 위협할 수 있다면서 경고했다고 EU 전문매체인 유락티브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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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제조 공정에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수입품에 부과하기로 한 이른바 '탄소 국경세'를 두고 현지 업계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럽 철강업계는 최근 합의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외국 기업과 경쟁에서 자신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생존마저 위협할 수 있다면서 경고했다고 EU 전문매체인 유락티브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알루미늄 산별노조인 '알루미늄 프랑스'의 시릴 무니에 대표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관련, "CBAM으로 유럽에서 소비되는 금속 가격이 증가할 것이므로 (관련 업계에) 치명타"라고 주장했다.
유럽 제조업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한 에너지·원자잿값 급등에 위기를 겪는 상황이다. 여기에 CBAM이 시행되면 수입 원자재를 활용해 가공하는 현지 철강산업의 가격 경쟁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역내 기업에 적용되던 '탄소 배출 무료 할당제' 폐지 결정을 두고도 불만이 나왔다.
무료 할당제는 철강, 화학, 시멘트 등 EU 내 탄소집약 산업군이 일정 수준까지는 탄소배출권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도록 예외를 둔 일종의 보호 장치다.
그러나 CBAM이 시행되면 수입품도 EU와 동등한 수준의 탄소배출 비용을 지불하게 되므로 유지할 명분이 사라진다. 이에 EU는 무료 할당제를 2026∼203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EU 업체들은 무료 할당 폐지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역외로 수출하는 기업에 대한 환급 조처 등 지원책이 있어야 '탄소 누출'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탄소 누출은 제조업체들이 강력한 규제를 피해 느슨한 국가로 생산시설을 옮겨 가는 현상이다.
유럽철강협회 '유로퍼'(Eurofer)는 무료 할당 폐지로 "수출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이 CBAM 시행 전 마련되지 않으면 450억 유로 규모의 EU 철강 수출이 전멸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CBAM 적용 대상에 비료가 포함된 것을 두고도 일부 비판이 제기됐다.
EU 농민·농협연합인 '코파코제카(Copa-Cogeca)는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추가적인 가격 급등을 유발해 유럽의 농산물을 덜 매력적으로 만들고 수입식품 경쟁력만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에방겔로스 미틸리네오스 유럽금속협회 회장 겸 그리스 알루미늄기업 미틸리네오스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은 유럽이 기후정책에 다른 지역과 경쟁하는 '당근'을 시급히 결합할 때"라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보조금이나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미국, 중국 등과 경쟁에 밀리지 않으려면 EU도 규제보다는 지원책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EU가 도입하기로 한 CBAM은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을 EU로 수출하는 경우 탄소 배출량에 따른 가격을 부과해 징수하는 조처다.
적용 대상 품목은 철·철강·알루미늄·비료·시멘트·전력·수소 등으로 결정됐고,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한다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하지만 한국 등 수출국 입장에서는 일종의 추가 관세 성격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커 '무역장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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