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과음하면 심장질환 위험, 고혈압 땐 척추도 부담

2022. 12. 24.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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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한방
연말 마지막 행사인 크리스마스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일반적으로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면 반짝반짝 빛나는 트리와 신나는 캐럴, 선물 등이 먼저 떠오른다. 설렘으로 가득한 날인 만큼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 연구에 의하면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은 다른 날에 비해 심장마비가 일어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실제로 스웨덴 룬드대학교 심장의학과 연구팀의 분석 결과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심장마비 위험이 15%가량 높아지며 이브에는 약 37%나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일명 ‘휴일 심장증후군(Holiday heart syndrome)’의 영향으로 크리스마스와 같은 휴일에 급증하는 알코올 및 고열량 음식 섭취가 주된 원인이다. 과음은 혈관의 확장과 수축을 반복해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을 높임으로써 고혈압을 유발하며 고열량 음식은 심혈관 건강의 적이라 불리는 콜레스테롤을 높인다.

침 맞으면 척추질환 수술률 36% 감소

심장마비의 주요한 원인에 해당하는 고혈압과 콜레스테롤은 척추 질환에도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건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심혈관 질환이 근골격계 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둘의 상관관계는 연구논문을 통해서도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허리 통증에 대한 설문 참여자 1만7128명을 고혈압 환자와 정상인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정상인(수축기 120, 이완기 80㎜Hg 미만)이 평균적으로 허리통증을 가지고 있는 유병률을 1.00으로 놓았을 때 고혈압 환자 중 수축기 혈압이 높은 군(140㎜Hg 이상)과 이완기 혈압이 높은 군(90㎜Hg 이상)의 유병률은 각각 0.81과 0.73이었다. 다시 말해 혈압이 높을수록 허리 통증을 덜 느끼는 것이다. 이는 척추 건강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허리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면 척추질환의 진행을 놓치는 원인이 된다.

그래픽=양유정 yang.yujeong@joongang.co.kr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 상승으로 끈적끈적해진 혈액도 문제다. 혈전(피떡)과 콜레스테롤이 동맥벽에 쌓이며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동맥은 신체 여러 기관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데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긴다.

이 가운데서도 디스크(추간판)는 자체적으로 영양공급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혈액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면 디스크 내부에 있는 수핵이 쭈그러들거나 딱딱해진다. 이로 인해 척추뼈와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해야 할 디스크가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게 되며 심할 경우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와 같은 척추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과도한 음주는 그 자체로 허리의 부담을 가중하는 역할을 한다.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에 필요한 단백질이 알코올 분해에 사용돼 척추와 관절을 지탱하는 힘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홈파티 문화가 자리를 잡으며 주류 소비량이 늘어난 시점인 만큼 올해 크리스마스는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이달 관세청 자료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전년 대비 약 69% 증가한 5억5981만 달러(7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수입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평소 만성적인 허리 통증을 겪었거나 엉덩이 및 다리 쪽이 저리는 하지방사통과 같은 허리디스크 증상이 있었다면 식단과 음주량을 조절하고 건강을 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 위험군이자 척추 퇴행이 진행되는 중장년층의 경우 척추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더욱 큰 만큼 주기적인 검진과 치료에 적극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증상을 방치할수록 척추 질환을 치료할 기회를 점점 놓치게 되므로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름진 음식 피하고 등푸른 생선 섭취

이때 심혈관 질환과 척추 질환을 종합적으로 바로잡는 데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치료법으로는 한방치료가 있다. 인체의 인위적인 손상과 변형 없이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고 부작용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한방 치료법 중 하나는 바로 침 치료다. 대장수혈, 신수혈 등 척추 주변 혈자리에 침을 놓아 뻣뻣하게 경직된 근육과 인대를 부드럽게 이완한다. 또한 침 치료는 혈액의 뭉친 부분을 풀어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심혈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허리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한약재 유효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놓아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빠르게 해소한다. 허리디스크 치료에 주로 활용되는 약침으로는 신바로약침, 소염약침 등이 있다. 여기에 환자의 세부 증상과 체질에 따른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실제로 허리 통증에 대한 침 치료의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허리 통증 환자에게 침 치료를 한 결과 요추질환 수술률이 36%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와 함께 올바른 식습관 및 음주습관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식단 조절에서 관건은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크리스마스에 즐겨 찾는 스테이크나 피자와 같은 기름진 음식을 대체하기 좋은 식품으로는 생선을 권한다. 특히 고등어, 참치 같은 등 푸른 생선은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생선 스테이크 등의 형태로 섭취하면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등푸른생선에 함유된 비타민D 성분은 칼슘 흡수를 촉진해 척추질환 예방에도 좋다. 또한 음주 시에는 가급적 공복 상태를 피하도록 한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위를 빠르게 통과한 뒤 곧바로 소장에서 흡수돼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코올 흡수를 줄인다는 생각으로 음주 전 기름진 음식을 먹는 것은 금물이다. 오히려 위벽에 기름기가 있으면 알코올 분해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간에 지방을 축적해 지방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닭 가슴살이나 두부와 같은 저지방 고단백 음식이나 채소, 과일 등은 알코올 해독에 중요한 에너지원 역할을 하므로 음주 전에 섭취하면 좋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한층 자유롭게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의 기대감 또한 한층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과식과 과음은 건강을 망가뜨리는 원인이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도록 하자.

김하늘 부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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