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 동로마제국 대주교 세인트 니콜라스로 실존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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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글리시 인문학
24일은 성탄절 이브다. 많은 어린이가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을 기다리고 있는 예수 탄신 전야다. 산타는 불룩한 배(a big belly)에 길고 흰 수염(a long white beard), 붉은 옷(red clothes)을 입고 선물을 가득 안은 채 어린이들 앞에 나타난다고 믿는 상상의 인물이다. 원래 이름이 산타클로스(Santa Claus)인데 줄여서 산타(Santa)라고 한다.
자동차를 타고 미국 서부 Pacifica 1번 도로를 달려가면 샌프란시스코, 산타모니카, 샌호제, 산타클라라, 산타크루즈, 산타바바라, 샌디에이고 등 산타 돌림의 도시들이 수없이 나타난다. 스페인어에서 온 san과 santa는 영어 saint(聖人)와 동의어다. 성인이란 하나님께 평생의 삶을 헌신한 사람으로 성스러움과 덕성, 친절과 자비의 표상이자 하나님의 사랑으로 세상을 빛나게 만드는데 일생을 바친 이를 지칭한다.
그런데 산타클로스는 과연 실재했던 인물일까? 산타클로스는 세인트 니콜라스(Saint Nicholas)의 준 말로 실존 인물이다. 성인 니콜라스는 동로마제국에 속해 있던 미라(Myra)지방의 대주교였다. 그는 어린이들을 매우 좋아해서 매년 12월이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었다. 이러한 따뜻한 마음이 십자군 원정을 통해서 유럽 전역에 퍼졌으며 이후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이주한 네덜란드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에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관행을 미국에 정착시켰고, 마침내 전 세계로 확산됐다는 설이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카드는 19세기 들어와서 유행하기 시작했고, 캐롤도 이즈음 등장했다. 20세기에 이르러 기업들의 마케팅과 소비자 전략이 크리스마스를 세계적인 축제로 바꾸는 데 일조했다. 특히 녹색 트리는 ‘에덴의 상징’으로 원시시대의 수목 숭배 사상과 독일의 신비주의 연극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산타클로스의 고향이 어디냐를 두고 여러 나라가 다투고 있는데 핀란드의 로바니에미(Rovaniemi)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1927년 핀란드의 어떤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가 핀란드의 로바니에미 마을에 있는 코르바툰투리(Korvatunturi)산에 산타가 살고 있다고 한 말이 단초가 되어 많은 사람이 그렇게 믿게 됐다. 이 산에는 산타가 아니라 순록이 살고 있을 뿐이다. 1950년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 부인 엘리너 여사는 산타클로스를 만나고 싶다고 핀란드 정부에 요청했고 엘리너 여사는 실제 로바니에미를 방문했다. 이를 계기로 산타 마을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고 매년 12월이면 전 세계 어린이들이 이곳으로 크리스마스 카드와 편지를 보낸다.
크리스마스는 Christ(그리스도)와 mass(미사, 예배)의 합성어로서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여 경배한다는 뜻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의 인사는 ‘Merry Christmas!’다. 그러나 미국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 말 대신에 ‘Happy Holiday!’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심지어 크리스마스를 Xmas로 표기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의 속칭을 그대로 쓴 콩글리시다. 모든 종교는 거룩하다. 기독교 최대 축일을 일부러 무시하든가 예수님을 Christ가 아니라 X(엑스)라고 표기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그 어리신 예수 눌 자리 없어/ 그 귀하신 몸이 구유에 있네/ 저 하늘의 별들 반짝이는데/ 그 어린 주 예수 꼴 위에 자네.”(찬송가 114장) 양 치던 목자들이 구주(救主) 탄생 소식을 듣고 곧바로 아기 예수님께 달려가 경배한다. 이 경배가 바로 첫 번째 크리스마스였고 그로부터 지금까지 크리스마스는 세계적인 경축일이 되고 있다. 여러분,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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