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지사 “부끄러운 예산 지각 합의, 누구를 위한 합의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국회 여야의 내년도 예산안 합의와 관련 “부끄럽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합의이며 예산이냐”고 이례적으로 강한 비판을 했다.
김 지사는 이날 SNS에 ‘세 가지가 부끄러운 예산 지각 합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중앙 정치권을 비판하고 경기도는 민생을 지키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우선 민생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지역화폐 예산의 경우 금년 대비 절반이나 깎였다”며 “오늘 닥친 한파와 같은 매서운 경제의 어려움 속에 있는 서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그나마 입고 있는 방한복을 벗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선 공약을 지키려고 생색내기 감세를 밀어붙인 것이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서 법인세 1%p 감세로 투자를 늘린다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지금의 경제상황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규제 철폐,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라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흥정으로 민생예산과 정치예산을 ‘반반씩 주고받은’ 합의가 부끄럽다고 했다. 김 지사는 “경찰국이나 인사정보관리국 예산이 민생과 무슨 상관이 있냐”며 “민생예산만큼은 정쟁을 떠나 여야가 함께 힘을 합쳐야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부끄러움에 좌절하고만 있을 수 없다”며 “경기도는 경제 어려움 속에서 민생과 취약계층을 지키는데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 각자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무책임한 모습은 결코 보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동연 지사는 지역화폐 경우 이미 내년도 예산에 반영했지만, 추경 등을 통해 수요에 맞춰 추가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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