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눈폭탄' 호남 마비…제주 하늘길도 막혀

송은범(song.eunbum@mk.co.kr), 진창일 기자(jci@mk.co.kr),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2022. 12. 23.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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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17년만에 최대 적설량
24일까지 5~15㎝ 더 내릴듯
한라산 인근 85㎝ 쌓여
여객선은 전편 운항중단
폭설에 갇힌 광주 도로 23일 대설경보가 발효된 광주광역시 북구 서암대로에 쌓인 눈으로 차량들이 움직이지 못하고 정체를 빚자 주변 시민들이 차량을 밀고 있다. 【사진 제공=광주일보】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충남·전라권과 제주도에 폭설이 내렸다. 광주에서는 2005년 이후 17년 만에 최대 폭설을 기록했고, 대설특보가 내려진 제주에는 80㎝에 육박하는 눈이 내리며 항공편이 마비됐다. 육지로 출장 나온 제주지역 3대 기관장이 제주로 복귀하지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전남지역에서는 탱크로리 차량과 고속버스가 미끄러지는 사고가 잇따랐다. 기상청은 강추위가 크리스마스인 2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강한 눈보라로 23일 오후 9시 기준 충남·전라·제주권 지역 10곳에 대설경보가, 13곳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대설경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20㎝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대설경보가 내려지면 차량 정체나 시설물 파손 등에 유의해야 한다.

이날 제주도, 전라권, 울릉도·독도는 시간당 3~5㎝ 내외의 많은 눈이 내리며 일부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기도 했다. 특히 제주도 산지인 사제비(85.4㎝)와 삼각봉(68.4㎝), 전북 순창(62.5㎝)과 임실(54.6㎝)에는 50㎝ 이상의 눈이 내리며 그야말로 '눈폭탄'이 이 지역을 강타했다.

특히 호남지역에 폭설이 집중되면서 순창과 순천은 관측 이후 12월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광주(39.0㎝), 정읍(36.3㎝), 장성(32.3㎝)에도 30㎝가 넘는 눈이 쏟아졌는데, 광주는 이날 신적설량이 31.7㎝를 기록하면서 2005년 35.2㎝가 내린 이후 17년 만에 가장 많이 내렸다. 이번 폭설은 24일 아침까지 전라권 서부를 중심으로 시간당 3~5㎝의 눈이 최대 5~10㎝, 많은 곳은 15㎝ 이상 더 내린 뒤 그칠 전망이다.

눈폭탄이 쏟아지면서 제주도는 도지사, 교육감, 도의회 의장 등 '제주 3대 기관장'이 육지에 묶이는 등 기상악화로 인해 섬 전체가 사실상 고립 상태에 빠졌다. 23일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제주공항을 오갈 예정인 항공편 474편(출발 233편·도착 241편) 중 296편(출발 143편·도착 153편)이 '사전비운항'을 결정했다. 나머지 178편 가운데 139편(출발 73편·도착 66편)도 뒤늦게 결항을 선언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결항하는 항공편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울 출장에 나섰던 오영훈 제주도지사,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도 공무원 30여 명의 발이 묶였다.

제주의 폭설로 사건·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2일부터 23일 낮 12시까지 총 37건(인명구조 1건·안전조치 23건·구급활동 13건)의 소방활동을 벌였다.

광주·전남은 최대 30㎝가 넘는 폭설이 내려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하늘과 바닷길도 막혔다.

한편 크리스마스이브이자 토요일인 24일은 전날보다 더 추울 전망이다. 기상청은 24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0도~영하 2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4도~7도로 예보됐다. 서울은 아침 기온이 영하 13도까지 떨어지겠다.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까지 아침 기온은 중부지방이 영하 15도 안팎, 남부지방도 영하 10도 안팎으로 매우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낮부터 기온이 소폭 오르겠지만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겠다.

[제주/송은범·광주/진창일·박나은·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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