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어린이의 안전은 어른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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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부모와 선생님뿐 아니라 주변 어른들이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관심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세곡동 사고 역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구청의 제설 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 한 명을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먼 아프리카의 격언을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어른들이 다시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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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최근 며칠 사이에 초등학생 2명이 차에 치여 숨졌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언북초등학교 후문 인근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 상태인 30대 운전자가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그 아이는 고작 아홉 살이었다. 사고가 발생한 학교 후문 뒤 사거리 오르막길에는 인도조차 없었다. 차가 아슬아슬하게 다니는 곳이었지만, 어떤 안전장치도 없었다.
지난 14일엔 서울 강남구 세곡동의 한 도로에서 초등학생이 버스에 치여 생을 마감했다. 스쿨존에서 불과 8m 떨어진 곳이다. 사고 당일은 새벽부터 눈이 쌓여 매우 미끄러운 상태였다.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두 사고는 천재지변처럼 막을 수 없는 사고가 아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어른’들은 그저 무책임했다. 자신들의 편의만 살피다 안전불감증이 또다시 도졌다.
사고가 발생한 언북초의 경우 폭이 좁은 도로에 인도를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2020년 1월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서울시교육청이 경찰서에 공문을 보내 보도를 설치하기 위한 일방통행 운영 검토를 요청했지만, 경찰의 심의 전 구청이 실시한 의견 수렴 절차에서 주민 50명 중 48명이 반대해 이뤄지지 못했다. 차량 통행 불편이 이유였다. 주민 중에는 학부모도 있었다고 한다.
구청과 경찰도 무신경했다. 주민 반대가 있다 하더라도 스쿨존 내 안전을 위해 책임자들이 적극적인 설득 과정을 거치는 게 당연하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 주민 불편이 생긴다면 대안을 제시해서라도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를 해야 했다. 기자와 통화에서 “주민들이 반대하는데 별다른 조치를 할 수 있었겠느냐”는 경찰 입장도 책임을 회피하려는 어른의 무책임한 이야기일 뿐이다. 세곡동 사고 역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구청의 제설 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스쿨존 안전 문제는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일이다. 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서울 스쿨존 중 두 차례 이상 교통사고가 발생한 곳이 25곳이나 된다고 한다. 이처럼 사고가 반복됐지만 서울시, 구청, 교육청 등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들은 그간 제대로 된 실태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편의를 위해’, ‘반대가 심해서’, ‘귀찮아서’.
어른들의 이런 무책임한 태도로 소중한 어린 생명을 잃는 일이 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올바른 성장에 앞서 최소한 안전이라도 담보돼야 한다. ‘아이 한 명을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먼 아프리카의 격언을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어른들이 다시 되새길 때다.
장한서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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