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주택 무더기 경매...낙찰 어려워 임차인 피해 우려
[앵커]
빌라와 오피스텔 천여 채를 사들여 임대사업을 하다 숨진 '빌라왕'이 소유한 주택이 무더기로 경매에 나왔습니다.
채권 청구액만 100억 원이 넘지만 전세보증금보다 우선 순위인 국세체납액이 많은 데다 낙찰도 쉽지 않아 임차인들의 피해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동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빌라와 오피스텔 등 1,139채를 사들여 임대사업을 하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사망한 속칭 '빌라왕' 김 모 씨.
김 씨 소유 주택과 오피스텔 등 모두 47건이 올해 3월 이후 무더기 경매 신청됐습니다.
채권 청구액만 105억 원에 이릅니다.
계약 만료 후에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경매신청을 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금융기관의 대출 등 선순위 채권이 거의 없는 대신 상당수는 종합부동산세 등 국세 체납으로 세무서 압류가 걸려 있었습니다.
7건은 신청한 임차인이 직접 경매를 취소했는데 경매를 통한 전세보증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주현 /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 주택가격이 떨어지면서 세입자의 보증금보다 경매 감정가격이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요. 더군다나 체납된 세금이 많다 보니 세입자의 보증금 회수는 더욱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유일하게 입찰에 들어간 경기도 광주시 한 다세대주택은 지난 6월 경매신청이 이뤄진 뒤 2번이나 유찰됐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초 예정된 3회차 경매의 최저가는 최초 감정가의 49%인 1억 2천여만 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임차인의 보증금보다 6천여만 원 낮은 금액입니다.
앞으로 전세 계약 만기가 차는 물건들이 줄줄이 임차권 회수를 위해 경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하락세에다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액이 커 낙찰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결국,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가 늦어지는 것은 물론 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는 것입니다.
YTN 이동우입니다.
YTN 이동우 (dw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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