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러 대사 "미-러 관계 '빙하기'…美, 전쟁 반대 여론 조장하려 해"

젤렌스키 대통령 방미 대해서도 비난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주미 러시아 대사가 미국과 러시아 관계를 '빙하기'에 비유하며 양국 간 충돌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현재 러시아와 미국 간 대화가 빙하기에 빠져든 것은 우리를 국제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pariah)로 만들려는 생각에 사로잡힌 지역(미국)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이어 "행정부 대표들과의 의사소통은 산발적이다. 대부분 전화나 이메일로 이뤄진다"며 "미국이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의사가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안토노프 대사는 "그들은 우리에게 입장을 말할 기회를 거의 주지 않는다"며 "우리가 입장을 표명하는 동안 우리를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러시아 없이는 식량 위기와 같은 전 세계적인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토노프 대사는 미국 측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과도하게 영향을 미치려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상황을 흔들고, 특수 군사작전(전쟁)에 반대하는 여론을 조장하려는 미국의 분명한 의도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방미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안토노프 대사는 전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권 수뇌의 방미는 그간 러시아와의 대결을 원치 않는다던 미국 정부의 발언이 공허한 소리였음을 방증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 모두는 연극 공연을 봤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비굴함, 충성심을 보여줬다"며 "그는 돈과 무기를 구걸하기 위해 미국에 왔다. 그는 민주주의 이상에 대한 그의 헌신과 국가 이익을 미국의 정책에 종속시키려는 의지에 대해 말했다"고 규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2일 개전 이래 처음 우크라이나를 떠나 미국을 방문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을 포함해 18억5000만 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지원을 약속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