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움츠러든 혈관…겨울철 ‘고혈압 주의보’

박효순 기자 2022. 12. 2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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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혈압 측정은 관리의 기본
아침 식사 전·저녁 취침 전이 좋아
술·담배 피하면서 꾸준히 운동
염분 섭취 제한·적정 체중 중요

심장이 펌프질을 통해 각 장기로 혈액을 보낼 때 드는 압력이 바로 혈압이다. 기온이 내려갈수록 우리 몸의 대사 활동이 감소하고 혈관 역시 움츠러들기 쉽다. 이로 인해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를 흔히 경험하게 된다. 고혈압은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이 보유한 대표적인 국민병이다.

고혈압을 방치하면 여러 가지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은 협심증, 심근경색증, 심부전증, 동맥경화증, 뇌졸중 등 우리가 심각하게 여기는 주요 순환기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고혈압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악화하여 만성 신부전증을 초래할 수 있고 눈의 망막에도 출혈을 일으켜 시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고혈압 관리와 치료의 기본은 혈압의 정확한 측정이다. 혈압은 측정 환경, 측정 부위,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므로 표준적인 방법으로 여러 차례 측정해야 한다. 40세 이상이거나 비만, 고혈압 가족력, 고혈압 전 단계에 해당하는 사람은 매년 진료실 혈압을 측정해 고혈압 발생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혈압을 측정할 때는 최소 5분간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한 다음,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등을 기대어 앉아 위팔은 심장 높이에 위치시키고 혈압을 여러 번 측정, 최소 2회 이상 측정치의 평균값을 내는 것이 기본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태오 교수는 “병원에서의 혈압 측정뿐 아니라 가정혈압 측정 또한 고혈압 진단과 치료 관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집에서도 혈압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검증된 자동혈압계를 사용해 아침에는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을 본 후, 아침 식사 전, 고혈압약 복용 전에 측정한다. 저녁에는 잠자기 전 앉은 자세에서 최소 1~2분 안정 후 측정한다. 이 외에도 측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수시로 재보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고혈압 치료의 목표는 혈압을 조절해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그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것”이라며 “이미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라면, 혈압을 조절해 질환의 진행과 재발을 막음으로써 사망 위험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크게 비약물요법과 약물요법으로 나뉜다. 비약물요법을 근간으로 하여 목표 혈압을 달성하기 위해 약물 치료를 계획하게 되는데, 고혈압 치료제는 워낙 그 종류가 다양하다. 고혈압 정도, 고혈압 외에 환자가 앓고 있는 질병, 연령 등에 따라 추천되는 약물과 그 용법이 다르므로 전문의와의 상담과 사전 검사가 꼭 필요하다. 고혈압이 진단된 후 약물요법을 정해졌다면 목표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 약물을 꾸준히 복용해야 하고 더불어 적절한 운동과 식이요법, 스트레스 해소 등 비약물요법도 병행해야 한다.

건강한 식사, 운동, 금연, 절주와 같은 비약물요법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뚜렷하기 때문에 모든 고혈압 환자에게 권장된다. 특히 고혈압 전단계 혈압인 사람은 이러한 습관을 지키는 것이 좋다. 하루에 소금을 10g 정도 섭취하는 고혈압 환자가 소금 섭취를 절반으로 줄이면 수축기혈압이 대략 4~6㎜Hg 낮아진다. 세계보건기구와 식약처가 권장하는 소금의 1일 섭취량은 6g 이하이다. 염분 섭취를 제한하면 혈압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소변으로 염분을 배설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이뇨제를 복용할 필요도 없어진다. 이뇨제 복용에 따른 소변의 칼륨 손실과 칼슘 배설이 줄어들면서 골다공증과 요로결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고혈압은 체중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몸무게 감량을 하면 혈압이 낮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고혈압 환자의 체중이 표준 체중보다 10% 이상 초과하는 경우 5㎏ 정도만 감량해도 혈압이 뚜렷하게 감소한다”면서 “체중 감량과 더불어 알코올 및 소금 섭취 제한을 병행하면 혈압 감소 효과는 더욱 두드러진다”고 강조했다. 체중 감량은 최소 4~5㎏ 정도 우선 시도해보고 필요에 따라 추가로 감량하는 게 좋다. 그밖에 금연과 절주의 생활화, 하루 30분 이상 주 5~7회 중등도 강도의 운동 등은 필수라고 보면 된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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