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볼넷→59볼넷 ‘반토막’…S존 확대 최대피해자, 출루왕은 시행착오 극복할까

한용섭 2022. 12. 2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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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외야수 홍창기. / OSEN DB

[OSEN=한용섭 기자] LG 트윈스의 외야수 홍창기는 2021시즌과 2022시즌에서 대조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출루왕’ 타이틀을 차지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면, 풀타임 시즌 3년차인 올해는 커리어 로우에 가까웠다. KBO의 스트라이크존 확대(정상화)의 가장 큰 피해자였다.

2017년 퓨처스리그에서 4할대 타율로 2군 타격왕을 차지했던 홍창기는 2018~2019년 좀처럼 1군 콜업 기회를 받지 못하다가 2020년 LG 외야진의 부상 공백으로 1군에서 자리를 잡았다.

2020시즌 주로 톱타자로 뛰며 타율 2할7푼9리(408타수 114안타)를 기록했다. 유달리 눈에 띄는 기록은 출루율 .411이었다.

홍창기는 2할8푼이 안 되는 타율이었지만, 20명이 넘는 3할 타자들 사이에서 출루율은 리그 6위였다. 뛰어난 ‘눈야구’의 결과, S존 설정이 정교했다.

2021시즌 선발 출장은 톱타자로만 하며 144경기 전 경기를 뛰었다. 타율 3할2푼8리(525타수 172안타) 23도루 출루율 .456을 기록했다. 타격 4위, 출루율 1위였다. 특히 109개의 볼넷을 골라 LG 프랜차이즈 최초 100볼넷을 기록했고, 109볼넷-103득점 또한 최초 기록이었다.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LG 외야수 홍창기. / OSEN DB

그러나 올해는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홍창기는 단 2표에 그쳤다. 성적이 내리막이었다. 118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6리(437타수 125안타) 출루율 .390을 기록했다. 타율은 4푼 가량, 출루율은 6푼 넘게 떨어졌다.

악재가 겹쳤다. 6월 중순 복사근 부상을 당해 한 달 넘게 공백이 있었다. 전반기(64경기)에는 타율 3할1푼5리, 출루율 .403으로 괜찮은 수치였으나, 부상에서 복귀한 후반기(54경기)에는 타율 2할4푼6리, 출루율 .374로 부진했다.

KBO가 올해 스트라이크존 확대(정상화)로 하이패스트볼과 좌우 보더라인의 스트라이크가 늘어났다. 홍창기가 지금까지 설정한 자신만의 S존이 흔들렸다. 하이패스트볼, 몸쪽 공의 스트라이크 선언에 불만을 표출하는 일이 잦아졌다.

삼진 숫자는 늘어났고, 반대로 볼넷 숫자는 줄어들었다. 지난해 5.97타석당 볼넷 1개였으나, 올해는 8.90타석당 볼넷 1개로 줄었다. 부상으로 한 달 공백까지 있어, 지난해 109볼넷은 올해 59볼넷으로 반토막 가까이 됐다.

지난해 시즌 100볼넷이 넘은 타자는 홍창기를 비롯해 한화 정은원(105볼넷) KT 강백호(103볼넷) SSG 추신수(103볼넷) 4명이었다. 올해 정은원은 85볼넷, 추신수는 71볼넷으로 줄었다. 부상으로 62경기 출장한 강백호를 제외하면, 지난해 100볼넷 타자 중 홍창기의 볼넷 수가 가장 많이 줄었다.

LG 외야수 홍창기. / OSEN DB

염경엽 LG 감독은 “1년 잘하고 못하면, 다음에 새로운 선수가 튀어 나와도 팀 전체적으로 플러스 효과는 없다. 계속 잘해야 한다. 연속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1년 LG 타선에서 홍창기 혼자서만 커리어 하이 성적을 냈고, 대부분 타자들은 커리어 로우에 가까운 성적으로 부진했다. 그 결과 LG 공격력은 타율, 홈런, OPS 등에서 8위였다.

올해는 오지환을 비롯해 다른 타자들이 지난해보다 타격 성적을 대폭 끌어올렸는데, 홍창기는 내리막을 탔다. 부상 여파도 있었고, 무엇보다 스트라이크존 확대의 최대 피해자였다.

홍창기에게 내년이 중요하다. S존 확대로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내년에는 자신의 S존을 미세하게 넓혀서 대응해야 한다. 볼이라고 생각한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서 심리적으로 흔들렸고, 애매한 공은 S존을 의식해 갖다 맞히는 스윙도 보였다.

LG가 외국인 타자를 외야수(오스틴 딘)로 영입하면서 외야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염 감독은 홍창기는 우익수 보다는 좌익수로 출장한다고 했다. 변화와 적응을 이겨내야 한다.

/orange@osen.co.kr

홍창기가 지난 11월 잠실구장에서 열린 ‘러브 기빙 데이’에서 동료들과 웃으며 장난을 치고 있다.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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