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10가지 질문…‘견적’ 내면서 답 찾기[책과 삶]
양적 추론
에릭 재슬로 지음, 김혜영·최병문 옮김
청아출판사 | 456쪽 | 2만5000원
<견적왕>이라는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다. 사연자의 고민에 견적을 내주고 결정에 도움을 주는 콘셉트다. “예비 고3인데요, 대학에 갈까요? <쇼미더머니>에 나갈까요?” 등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가정에 가정을 거듭해 손익을 분석해준다. 랩에 올인할 경우, 음악 작업 장비를 사느라 400만원을 쓴다. 명절에 자꾸 랩을 시키는 어른들을 피하느라 세뱃돈을 못 받아 25만원을 손해본다. 이런 식이다.
프로그램처럼 ‘대학은 다닐 가치가 있을까’ ‘의료 보험에 가입해야 할까’ 등 10가지 질문에 ‘견적’을 내 답하는 책이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신입생 필수 강의 교재로 쓰이는 <양적 추론>이다. 책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치적으로 분석하고 양적으로 추론한다. 어떤 데이터를 왜 선택하는지, 여러 요인을 왜 고려하거나 고려하지 않기로 결정하는지 설명하는 저자를 따라가다보면 논리적 쾌감에 다다를 수 있다.
‘대학은 다닐 만한 가치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먼저 질문의 범위를 ‘재정적인 측면에서’ ‘2015년’ ‘노스웨스턴 대학교’는 다닐 만한 가치가 있는지로 좁힌다. 수업료, 숙식비 등을 어림잡는다. 대졸자와 고졸자의 소득 차이를 알 수 있는 믿을 만한 데이터를 찾는다. 대학을 졸업해도 모두 취업하는 것은 아니며, 같은 임금을 받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 등을 모두 고려한 모델을 만든다.
오류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해 검토하고 모델과 결론을 만들어내면서도, 추론에 의해 도출된 결론이 사회에 바로 적용될 수 없는 답임을 분명히 한다. 예를 들어 ‘미등록 이민자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를 추론하기 전 “어떤 주장을 도출하게 되더라도 항상 인간의 존엄성 함양과 양립해야 한다”고 정하고 논의를 시작한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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