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살다 이런 눈 처음 봐요”…50㎝ 폭설 임실

[앵커]

군산에서 조금 더 동쪽, 내륙으로 들어간 전북 임실엔 눈이 50㎝ 넘게 쌓였습니다.

집에 갇히고, 발이 묶인 주민들을 안승길 기자가 찾아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호수 주변이 온통 새하얀 눈으로 뒤덮였습니다.

제설차가 지나간 뒤 모습을 드러냈던 도로는 금세 눈에 자취를 감춥니다.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눈에 발이 푹푹 빠져 한 걸음 내딛기도 쉽지 않습니다.

쌓인 눈에 어디가 길인지 분간조차 힘든 산 속 마을.

수도관이 동파된 집에 이틀 동안 갇힌 80대 할머니는 간신히 마을회관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박진순/전북 임실군 강진면(수방마을) : "눈 때문에 집에 못 가겠어. 어떻게 해요. 밥을 못 해 먹는데. 어떻게 해야 해…."]

이번 폭설로 50센티미터 넘는 눈이 쌓인 전북 임실군 강진면.

두 시간째 기다려도 오지 않는 버스에 학생들은 추위에 떱니다.

차량들은 설설 기듯 움직입니다.

제설 도구로 도로에 쌓인 눈을 퍼내고, 농사용 트랙터로 연신 눈을 밀어내보지만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습니다.

[이철민/전북 임실군 강진면(강진마을) : "어제 저녁에도 치워놓고. 아침에 새벽에도 밀었고. 지금도 계속 밀어줘야…."]

섬진강을 따라 산간에서 삶을 이어온 주민들은 이런 눈은 처음 본다고 입을 모읍니다.

[김성기/전북 임실군 강진면(옥정마을) : "아침부터 종일 퍼붓네, 눈이. 저 건너 저렇게 한 집씩들 있잖아요. 그분들은 다 고립돼서 꼼짝도 못 하고 있어요."]

제설차가 닿지 않는 마을 길은 눈 덮인 빙판인데다, 하루 3차례 다니던 버스도 끊겨 사실상 주민들은 고립됐습니다.

[이남숙/전북 임실군 강진면(옥정마을) : "읍내로 일 하러 가야 하는데 버스 운행도 안 되고 우리 차로도 길이 너무 미끄럽고 눈이 너무 많다 보니까 못 가서…."]

눈이 어서 녹길 바라는 마음뿐, 주말 사이 눈과 한파가 또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에 한숨을 내쉽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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