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풍기도 못 틀어요"…복지시설서 추위에 떠는 아이들

김덕현 기자 2022. 12. 2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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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한파가 기승을 부리면서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의 일상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방과 후에 복지시설인 지역아동센터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아이들은 냉기 가득한 센터에서 시린 손을 비비고 있습니다.

[안혜영/지역아동센터장 : 전선에서 불이 나면서 탄 냄새가 나더라고요. 온풍기를 저 전선이 못 버티는 거예요.]

[안혜영/지역아동센터장 : 형평성의 문제로 돌아가면서 쓰다 보니까. 시에 문의했을 때 '개인 후원처를 알아봐라'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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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록적인 한파가 기승을 부리면서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의 일상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방과 후에 복지시설인 지역아동센터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아이들은 냉기 가득한 센터에서 시린 손을 비비고 있습니다. 난방비용이 문제라는데, 김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구리시의 한 지역아동센터입니다.

기초생활수급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 등의 초등학생 35명이 방과 후에 돌봄을 받고 있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섰는데도 겨울용 외투와 장갑을 벗지 못합니다.

바닥에 앉으려면 담요까지 덮어야 합니다.

올해 외부 지원을 받아 온풍기를 새로 설치했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전선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안혜영/지역아동센터장 : 전선에서 불이 나면서 탄 냄새가 나더라고요. 온풍기를 저 전선이 못 버티는 거예요.]

전기 용량을 늘리는 시설 공사가 우선 필요한데, 구리시가 올해 책정한 환경 개선 예산은 모두 소진된 상태입니다.

[안혜영/지역아동센터장 : 형평성의 문제로 돌아가면서 쓰다 보니까. 시에 문의했을 때 '개인 후원처를 알아봐라' 이렇게….]

선생님들은 두꺼운 수면 양말을 겹겹이 신고 버틴다고 하지만, 어린아이들이 걱정입니다.

[지역아동센터 초등학생 : 지금 좀 추워요. 친구가 좀 추워서 그냥 간식 갖고 집 가서 쉰 적도 있어요. 전기가 내려가지 않게 계속 잘 들어오면 좋겠어요.]

서울 금천구의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이번 달 도시가스 요금 고지서를 받고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배, 2년 전의 3배가 청구됐기 때문입니다.

[김일부/지역아동센터장 :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용량에는 크게 변화가 없어요. 단가가 오른 것 때문에 추가 부담이 있는 게….]

이중창 없이 벽 하나로 이뤄진 오래된 건물.

웃풍이 심하다 보니 난방 없이는 아이들이 버틸 수 없습니다.

[김일부/지역아동센터장 : 1월에 요금 내는 때가 가장 난방비가 많이 나와요. 70만 원에서 80만 원 선에서 난방비를 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정해진 운영 예산에서 난방비가 늘면 그만큼 아이들에게 쓸 수 있는 비용은 적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냉난방비 명목으로 지역아동센터에 월 10만 원씩을 추가 지원했지만, 급등하는 난방비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김용우, 영상편집 : 이상민)

김덕현 기자d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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