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차도 '속수무책'.. 고립된 주민들

허현호 2022. 12. 2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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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이틀째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설에 임실과 순창에서는 50cm의 눈이 쌓였습니다.

제설차가 나아가지도 못할 정도로 쌓인 눈에 노인들이 사는 마을은 고립됐고, 축사와 비닐하우스 지붕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차로 마을에 들어갈 수 있는 진입로는 무릎 높이까지 눈이 쌓여, 마을은 사실상 고립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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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틀째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설에 임실과 순창에서는 50cm의 눈이 쌓였습니다.


제설차가 나아가지도 못할 정도로 쌓인 눈에 노인들이 사는 마을은 고립됐고, 축사와 비닐하우스 지붕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밤사이에만 20cm의 폭설이 쏟아진 전북 임실의 한 마을.


주택 지붕과 도로가 온통 두꺼운 눈으로 뒤덮였습니다.


대부분 7,80대 고령층인 마을 주민들이 직접 삽을 들고 나와, 사람만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길을 내봅니다.


차로 마을에 들어갈 수 있는 진입로는 무릎 높이까지 눈이 쌓여, 마을은 사실상 고립됐습니다. 


[이강섭 / 고립 마을 주민]

"도로는 아주, 가지를 못해요. 보일러 때는 분들이 기름을, 차가 못 올라오니까... 지붕이 다들 약해요. 가라앉을 위험성도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인근 마을 주민이 트랙터로 길을 뚫어보려 했지만 역부족.


[신종수]

"여덟시 정도 나와서... 고립되어버렸잖아요. 주민들이. 그러니까 여기까지 뚫어주는 거예요. 원래 미는 사람이 따로 있어요, 눈 미는 사람이. 그런데 그 사람이 못 온대."


뒤늦게 자치단체의 제설 차량이 도착했습니다. 


거침없이 눈을 치우는가 싶었는데, 다리 위에서 두꺼운 눈에 가로막혀 나아가지 못하고 헛바퀴만 돕니다.


결국 다른 차량에 묶어 끌어내야 했습니다. 


[허현호 기자]

"눈은 제 허벅지까지 차올라 걸어서 헤쳐나가기도 힘든 상황인데요. 제설차도 이곳을 지나지 못하고 돌아가야 했습니다."


오후까지 최고 63cm의 눈이 쌓인 전북 순창의 한 마을.


낮 시간에도 끊임없이 눈보라가 몰아칩니다.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던 취재기자도 허리까지 쌓인 눈에 발을 헛디뎠습니다. 


[허현호 기자]

"어!"


비닐하우스들은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김정만 / 비닐하우스 주인]

"내가 나이가 지금 80이 다 됐소. 이렇게 눈 많이 온 건 나 처음 봤어. 어째요. 할 수가 없지. 하늘이 그랬으니까..."


축사 지붕이 종잇장처럼 찢어지면서 소 등에는 눈이 하얗게 쌓였고, 다른 축사는 철제 뼈대가 힘없이 휘어져 지붕이 내려앉았습니다.


[김진상]

"(여기 있던) 트랙터 같은 게 고가 장비다 보니까, 그게 조금만 부서져도 몇 백, 몇 천 나오거든요. 지금 당장은 눈이 계속 오니까 어떻게 할 수도 없고...."


평생 겪어보지 못한 기록적인 폭설로 피해 집계조차 어려운 상황. 


농촌 마을 주민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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