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 걸어서 출근했다”… 호남·제주·충청, 연일 눈폭탄에 마비
호남과 제주, 충청 지역에 23일 폭설이 내려 눈길 교통사고와 시설물이 무너지는 등의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휴업하거나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는 학교가 속출했고, 한파로 인한 동파 사고도 잇따랐다. 항공기 결항도 무더기로 발생했다.
폭설과 한파로 도로가 빙판길로 변하면서 눈길 교통사고가 전국에서 이어졌다. 23일 오전 7시 27분쯤 호남고속도로 순천 방향 옥과나들목 인근에서 눈길을 달리던 고속버스가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넘어져 승객 10명이 경상을 입었다. 지난 22일 오후 9시쯤에는 충남 서천군 서면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면 1차로를 주행하던 25t 화물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와 방호벽을 들이받고, 뒤따르던 25t 화물차와 추돌했다. 택배 박스 70여 개가 도로에 쏟아졌다.
도로가 마비되면서 교통대란도 발생했다. 전북 순창 주민 설모(38)씨는 “20여 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린 것 같다”며 “차를 두고 40여 분을 걸어서 출근했다”고 말했다. 순창에는 22~23일 이틀 동안 63.7㎝의 눈이 내렸다. 또 이날 오후 1시 20분쯤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 동운고가에서 경신여고 방면 오르막길을 달리던 시내버스가 눈길에 바퀴가 헛돌면서 멈췄다. 승객 10여 명이 10여 분쯤 버스를 밀었다. 승객 남모(38)씨는 “고가도로 비탈길 중간에서 시내버스가 눈길에 멈춘 것은 처음 겪는 일이라 아찔했다”고 말했다. 광주에는 이틀 동안 40㎝의 눈이 쌓였다.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시설물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충남 서천군 마서면 한 농가주택의 비닐하우스 1동이 폭설에 무너지면서 내부에 있던 승용차와 중장비를 덮쳤다. 전남 담양 등 전남 지역에서는 비닐하우스 32동, 축사 6동이 파손됐다. 전북 군산시 장미동 2층짜리 카페 건물 지붕도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내려앉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2150개 학교가 등하교 시간을 조정(1340곳)하거나 원격수업(280곳) 또는 휴업(530곳)했다. 이날 제주공항에서만 출발·도착 항공편 174편이 결항했고, 85개 항로 110척의 여객선이 통제됐다. 또 한파로 계량기 동파 피해가 552건 발생했다.
기상청은 24일에도 호남과 충남, 제주에 시간당 3~5㎝의 강한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남부 지방에 많은 눈을 뿌리고 있는 눈구름은 찬 북서풍이 수온이 높은 서해상 바닷물과 만나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며 25일까지 강추위도 이어진다. 24~25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0도~2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4도에서 영상 8도로 예보됐다.
/조홍복·김석모·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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