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전 용산서장 등 경찰 2명 구속···‘윗선’ 수사 탄력 받나

이유진 기자 2022. 12. 2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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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에 부실 대응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3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핼러윈 참사’ 핵심 피의자인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총경)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 등 경찰 간부 2명이 23일 구속됐다. 두 차례 영장 신청 끝에 이 총경 등의 신병 확보에 성공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윗선’을 향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서울서부지법 박원규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이 총경과 송 경정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피의자들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음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부장판사는 “(한 차례 구속영장 기각 이후) 추가 수집된 증거들을 포함해 수사기록에 나타난 여러 증거들과 구속영장 실질심문결과를 종합했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지난 5일 “구속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피의자의 충분한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이들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특수본은 이 총경과 송 경정의 영장 기각 이후 보강수사를 거쳐 지난 20일 영장을 재청구했다. 이 총경은 이태원 참사 전후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에 더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특수본은 이 총경이 참사 당일 현장에 도착한 직후 자신이 실제보다 48분 일찍 현장에 도착했다고 허위로 기재된 상황보고서를 직접 검토하고도 바로잡지 않았다고 봤다. 송 경정은 참사 전부터 112신고가 쏟아졌음에도 초동조치를 미흡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총경에게 현장 상황을 늦게 보고한 혐의도 있다.

핵심 경찰 피의자들의 신병 확보에 성공한 특수본은 수사에 탄력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 신청 방침을 밝힌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은 물론 업무상과실치사상 공동정범 혐의로 입건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를 향한 수사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안전부나 서울시 등 ‘윗선’을 향한 수사도 본격화할 수 있다.

오는 26일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된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원준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에 대한 신병 확보 가능성도 커졌다. 경찰과 소방에 사고 현장 지휘 책임이 있다면, 기초자치단체인 구청은 재난안전관리의 1차적 책임 기관으로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 박 구청장을 비롯해 용산구청 간부들은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발견된 상태다. 특수본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참사 일주일 뒤인 지난달 5일 기존 갤럭시 휴대전화 대신 아이폰을 새로 구매했다. 다른 간부도 참사 발생 후 새 휴대전화를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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