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덮친 ‘폭탄 사이클론’…크리스마스의 악몽 우려

김혜리 기자 2022. 12. 2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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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소용돌이’ 이례적 남하
‘1억명 대이동’ 여행 성수기에
무더기 결항 등 교통 큰 차질
22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시내에서 복면을 한 눈을 치우는 남성의 입 주변에 서리가 맺혀 있다. 미니애폴리스 | AP연합뉴스

약 1억명이 대이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연말연초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폭탄 사이클론’ 초비상이 걸렸다. 혹한, 폭설, 강풍, 홍수 등으로 비행편이 무더기로 취소되고 철도와 도로 교통에도 큰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 등 외신은 22일(현지시간) 혹한과 거센 눈보라를 동반하는 겨울철 이상기후 현상인 ‘폭탄 사이클론’이 덮치면서 올해 크리스마스 주말을 몇십년 만의 ‘최악의 연휴’로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1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겨울 폭풍이 중서부에서 동부로 이동하면서 주말까지 약 1억3500만명이 사는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상당국은 내다봤다.

겨울 폭풍 영향으로 몬태나주의 일부 산악 지방은 기온이 최저 영하 46도를 찍었다. 덴버는 이날 오전 32년 만의 최저 기온인 영하 31도를 기록했다.

한파는 멕시코만까지 영향을 미쳐 텍사스주 댈러스는 이날 밤 영하 12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지난해 2월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은 텍사스주는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

폭설과 눈보라도 곳곳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에는 최대 18㎝의 눈이 내리고, 뉴욕주 북서부 버펄로에는 최대 91㎝의 눈이 쌓일 것으로 예보됐다.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혹한은 최근 북극에서 형성된 차갑고 건조한 대기가 미 대륙까지 내려오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보도했다. 제트기류에 갇혀 북극 주변을 맴도는 차갑고 건조한 공기덩어리인 ‘극소용돌이’가 남하했다는 것이다. 또 이런 현상의 원인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북극 온난화로 제트기류가 약해졌기 때문이란 주장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기상청(NWS) 기상예보센터 기상학자 알렉스 라머스는 가디언에 “짧은 기간 이 정도의 기온 하강은 일반적이지 않다”며 “최근 인류가 겪은 그 무엇보다 극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행 성수기인 연말에 겨울 폭풍이 덮치면서 22일 하루에만 미 전역에서 22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23일에도 1800여편이 결항된 상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건 아이들이 기다리는 ‘스노 데이’(폭설로 학교가 쉬는 날) 같은 게 아니다. 심각한 일”이라며 여행계획 재고를 촉구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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