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하파티서 나치 경례·노래… 크로아티아 대표팀 논란

박선민 기자 2022. 12. 2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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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얀 로브렌(왼쪽)과 마르첼로 브로조비치가 나치식 경례를 연상케 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 /트위터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한 크로아티아 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자축 파티에서 나치식 경례를 연상케 하는 행동을 하고 관련 노래를 열창해 도마 위에 올랐다.

22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크로아티아 대표팀 일부 선수들은 귀국 후 한 클럽에서 축하 파티를 열고 크로아티아 분리주의 운동조직 우스타샤가 부르던 ‘조국을 위한 준비’를 불렀다. 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나치식 경례로 추정되는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우스타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극단적 민족주의를 앞세워 세르비아인, 보스니아인 등 수십만명을 학살한 조직으로, 크로아티아판 나치 친위대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조국을 위한 준비’를 조직의 구호로 이용하기도 했는데, 이는 독일 나치의 ‘승리 만세’(Sieg Heil)와 같은 맥락으로 이용됐다.

데얀 로브렌(왼쪽)과 마르첼로 브로조비치가 나치식 경례를 연상케 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 /트위터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데얀 로브렌과 마르첼로 브로조비치는 ‘조국을 위한 준비’의 반주가 나오자 오른팔을 목 높이로 들어 올린 뒤 팔과 손을 곧게 폈다. 이는 마치 나치식 경례를 연상케 했다. 이후 로브렌과 브로조비치를 비롯한 선수들은 노래에 맞춰 열창했다. 이들은 팔을 위로 죽 뻗은 채 자리에서 뛰어오르기도 했다.

보스니아 난민 출신의 뉴캐슬대 교수 스마조 베소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 영상을 공유한 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크로아티아 파시스트 우스타샤 민병대가 사용한 경례”라며 “이는 나치식 경례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우스타샤는 크로아티아 국적이 아닌 사람들 수천명을 학살 및 강간했다”며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이런 논란에 휩싸인 건 처음이 아니다. FIFA(국제축구연맹)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크로아티아 대표팀에 나치 관련 문제가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8일 캐나다와 크로아티아의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일부 크로아티아 팬이 캐나다 골키퍼 밀런 보리언을 향해 “우스타샤”를 외쳐 논란이 됐었다. 또 다른 팬들은 보리언을 향해 ‘KNIN(크닌) 95. 보리언처럼 빨리 도망치는 사람은 없다’고 적힌 현수막을 들어 올렸다. 이는 1995년 크로아티아 크닌에서 벌어진 군사작전으로 인해 피란민이 된 보리언을 조롱한 것이다. 이에 FIFA는 지난 8일 크로아티아축구협회에 약 7000만원의 벌금 징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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