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노조 비리가 분양가 상승 원인”...건설업계 “처음 듣는 얘기”
건설노조와의 ‘전쟁’을 선포한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재차 노조 비판에 나섰다.
원 장관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조 정상화, 회계 투명성 확보부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전 건설산업노조 위원장의 수억원 대 노조비 횡령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밝혔다. 대전지법은 지난 21일 노조비 1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진병준 전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위원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바있다.
원 장관은 “수백억원대의 조합비를 비롯해 건설현장에서 노조 지도부로 흘러들어가는 돈이 얼마인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국민은 물론 조합원 조차 알 수가 없는 구조”라며 “노조는 이미 성역이 되어, 외부의 회계감사 한 번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노조 비리가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노조 비리는 단순히 노조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건설 단가, 분양가로 전가되어 결국 국민이 부담해야만 하는 국민 전체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원 장관은 “노조 회계를 투명화해야 하는 근본적 이유”라며 “회계 투명성 확보를 통한 노조 정상화, 국민을 위해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건설노조의 비리가 건설단가와 분양가로 전가된다는 주장에 대해 건설업계는 “처음 듣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아파트 분양가 상승의 주요 이유로 건설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 문제를 거론해왔는데, 원 장관의 주장은 이같은 정부 시각의 연장선에서 나온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노동자들의 임금상승이 분양가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아니라고 보는 중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물론 임금 상승분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보다는 원자재가격이나 전반적인 건설경기 등의 영향이 크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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