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워서"…이재명 유세 때 철제그릇 던진 60대 남성 '집행유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철제그릇이 날아온 곳을 바라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5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거리유세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을 향해 철제그릇을 던진 6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상 선거방해 혐의로 기소된 62세 남성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 5월 20일 오후 9시 35분쯤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한 음식점에서 인도를 걷던 이재명 대표와 조덕제 계양구의원 등을 향해 철제그릇을 던져 선거운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이 대표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나서 거리유세를 벌이던 중이었다.

A씨는 음식점 야외 테라스에서 지인과 술을 마시다 이 대표가 지나가자 치킨 뼈를 담는 철제그릇을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시끄러웠다"며 "술을 먹는 데 기분이 나빴다"고 진술했다.

범행 이틀 뒤 구속됐던 A씨는 구속적부심을 통해 석방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A씨가 구속됐을 당시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처벌불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인천 계양구 까치공원 입구 상가 골목을 다니며 거리유세에 나선 이재명 후보에게 철제그릇을 던져 선거운동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60대 남성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2일 오후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피고인이 테라스에서 술을 마시던 중 사무원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선거 유세 중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지했다"며 "미필적으로나마 해당 통(철제그릇)을 던진 것은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를 폭행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선거운동 중인 후보자들을 향해 스테인리스 그릇을 던지고 그 안의 국물을 흐르게 한 것은 폭행죄를 넘어 중대한 범죄인 선거의 자유를 침해한 것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후보들이 사건 이후 자유롭게 선거운동 하는 과정에 큰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언론보도 등을 통해 사건을 접한 다양한 유권자들의 심리적 위축을 불러일으켜 이에 따른 책임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다시 같은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에게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