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 이미 신뢰 잃었나..오은영 해명+사과에도 싸늘한 여론 (종합)[Oh!쎈 레터]

지민경 2022. 12. 23.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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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지민경 기자] 오은영 박사가 ‘결혼지옥’ 논란과 관련해 직접 입을 열었지만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약칭 결혼지옥)’에서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딸을 데리고 재혼한 아내와 초혼인 남편의 육아에 대한 이견과 의심으로 인한 집착 등으로 갈등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남편이 딸이 너무 예쁘다며 꼭 끌어안고 엉덩이에 똥침을 찌르는 장난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 불거졌다. 아이는 새아빠의 접촉이 싫다며 놓아달라고 했고, 괴롭힘으로 인지했다. 아이는 아직도 아빠를 '삼촌'으로 부르고, 가족 그림에 그리지 않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또한 아내는 아이가 놀다가 남편의 안경을 밟았는데 화가 난 남편이 아이에게 욕을 하며 안경을 던지는 모습에 남편을 아동학대로 신고해 경찰조사를 받게 하기도 했다.

해당 내용이 전파를 탄 후 시청자들의 여론이 들끓었다. 남편의 행동은 장난의 수위를 넘어선 아동 성추행이라며 강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또한 아동 성추행을 방임했다며 오은영 박사를 향한 질타와 해당 장면을 그대로 내보낸 제작진에 대한 비판도 줄을 이었다.

시청자들은 MBC 시청자 소통센터 'MBC에 바란다' 게시판에 ‘결혼지옥’의 폐지를 요구하는 글을 쏟아냈고, 논란이 심화되자 결혼지옥 측은 해당 장면을 다시보기에서 삭제 조치했지만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이에 '결혼지옥' 측은 21일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나아가 저희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는 이 가정과 아동의 문제를 방송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하려 한다. 아동에게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은영 박사와 함께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적인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은영 박사 역시 23일 “해당 방송분에 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어서 이에 조심스럽게 몇 가지 사실을 말씀드리려고 한다”며 직접 공식 입장을 냈다.

그는 "시청자분들이 놀라신 그 사전 촬영된 장면에서 저 또한 많은 우려를 했다. 당연히 출연자의 남편에게도 어떠한 좋은 의도라도 '아이의 몸을 함부로 만지거나 아이의 의사에 반하는 문제 행동들을 하는 것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촬영 시간 동안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아동 학대 교육의 연장선으로 ‘아이가 싫어하는 신체 접촉을 강압적으로 하지 말라’는 내용을 여러 번 강조하면서 교육적 지적과 설명들을 많이 해 주었다. 이후 실제로 이 출연자 남편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OSEN=지형준 기자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KBS2 새 예능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오케이 오케이' 제작발표회가 열렸다.오은영 교수가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2022.07.11 /jpnews@osen.co.kr


하지만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이런 많은 내용들이 포함되지 못했다며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춰진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그는 "촉각이 예민한 아이"에 대한 언급은 "출연자 부부의 딸에 대한 언급이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촉각이 예민한 아이들의 경우, 스스로 가깝게 생각하는 부모들의 신체 접촉도 불편하고 괴롭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고, 그래서 아이가 싫다는 표현을 하면 부모라도 하지 말라는 것을 강조하는 설명이었지 출연자 부부의 딸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었다. 절대로 출연자 자녀의 탓이라거나 남편의 행동을 옹호한다는 설명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편이 가엽다"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거 어린 시절의 불행한 경험을 했던 것에 대해 ‘남편의 어린 시절이 가엽다’라고 한 것"이라며 "현재의 문제 행동과 과거에 있었던 남편의 불행을 연결시켜서 정당화하려고 했던 설명이 아니다. 이렇게 어린 시절을 회상 시켰던 것 또한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하게 느끼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가장 걱정이 되는 건 아이다.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우려하시는 일이 없도록 저와 오은영리포트 제작팀이 함께 반드시 지속적으로 살피겠다. 더불어 따끔한 지적과 충고들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기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제작진과 오은영의 사과와 해명에도 여전히 여론은 싸늘한 상황. 폐지가 아닌 방송 강행을 선택한 만큼 당분간 여론의 뭇매를 피할 수는 없을 터. 과연 오은영과 ‘결혼지옥’ 제작진은 위기를 극복하고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mk3244@osen.co.kr

[사진] MBC,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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