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지 말아주세요"…훈훈한 연말 줄잇는 익명 기부

고휘훈 2022. 12. 23.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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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의 한 주민센터에 1천만 원 상당의 라면이 기부됐습니다.

라면을 기부한 주인공은 "자신을 알리면 회수하겠다"라는 말을 하며 익명을 유지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고 합니다.

고휘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부산의 한 주민센터 앞 도로.

트럭에 가득 실린 라면상자를 사람들이 부지런히 나릅니다.

<김슬기 / 모라3동 사례관리사> "처음 문이 열리는 순간 멍…이렇게나 많이? 주문하셨구나 했었고. 다른 직원들도 보시고 뛰어나오셔서 짐을 날랐는데 내려도 내려도 끝이 없는 상황이었고…"

그런데 정작 라면을 기부한 주인공은 현장에 없었습니다.

라면은 총 550박스가 들어왔는데요.

개수로 치면 1만6천500개 정도입니다.

1천만 원 상당의 라면을 기부해놓고도 정작 자신을 알리지 않은 겁니다.

모라3동에는 9천800여 명 정도가 살고 있는데, 주민 90% 정도가 생계비나 주거비 등 공적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잘 알았는지, 기부자는 모라3동을 선택해 라면을 기부했습니다.

농담으로 "자신을 알리려고 하면 라면을 다시 회수하겠다"는 말을 하며 끝까지 익명을 유지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영혜 / 모라3동 행정복지센터 동장> "연말이 돼서 어려운 분들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후원을 생각했는데, 본인이 드러나는 게 별 의미가 없다. 좋은 뜻만 그분들한테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익명으로 기부하셨고요."

모라3동 행적복지센터는 다가오는 설을 전후해 노인이나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에 라면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지난 22일엔 익명의 남성이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입구에 4천만원이 넘는 돈과 쪽지를 놓고 갔습니다.

'경남 기부천사'로 불리는 남성은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40여 차례에 걸쳐 총 5억4천500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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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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