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아무도 몰래 왔다갔네!”…5년새 5억 기부한 ‘경남 산타’

최승균 기자(choi.seunggyun@mk.co.kr) 2022. 12. 2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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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로 감싼 현금 4700만원
창원 한 복지센터 입구에 두고가
최근 5년 총 5억4000만원 쾌척
‘경남 기부 산타’가 보낸 성금과 편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올해도 성탄절을 앞두고 익명의 ‘경남 기부 산타’가 나타나 수천만 원을 놓고 사라졌다. 그는 동전과 지폐 등 4700여만원이 든 현금과 손 편지를 신문지로 포장해 창원의 한 복지센터 입구에 두고 갔다. 최근 5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기부 금액만 5억원이 넘는다.

23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에 따르면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은 A씨가 성탄절을 사흘 앞둔 지난 22일 모금회 입구에 신문지 뭉치를 놓고 갔다. 이 신문지 뭉치에는 동전과 지폐 등을 합쳐 4749만4810원과 손 편지 한 장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병원비로 힘겨워하는 가정의 중증 병을 앓는 청소년·아동 의료비로 사용되길 바란다’는 메모가 적혔다.

A씨의 기부는 지난 2017년부터 올해로 5년째다. 첫 기부 당시 연말 이웃돕기 성금 2억5900만원을 시작으로 5년째 거금을 쾌척했다. 그뿐만 아니다. 경북·강원 산불, 이태원 참사,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진주 안인득 방화 사건 등 사회적으로 큰 재난이나 이슈가 있을 때마다 성금을 익명으로 전달했다.

그가 지난 5년간 40여 차례 기부한 누적액은 5억4500만원에 달한다.

A씨는 기부금을 보낼 때 마다 발신 번호를 제한한 채 모금사업팀장 직통전화로 연락해 기부 사실만 알리고 끊는다. A씨는 이번에도 기부하기 전 모금회에 전화를 걸어 “1년간 모은 적금을 보낸다. 중증질환을 겪는 아동 청소년 병원비로 사용되길 바란다”며 “행복한 성탄 보내시고 내년에 또 연락드리겠다”고 새해를 기약했다.

이러한 기부방식 때문에 모금회도 A씨 연락처를 비롯해 그에 대해 아는 정보가 없다.

모금회 관계자는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만나려고 시도했으나 A씨가 거절했다”며 “지역 말투를 사용하는 40∼50대 남성이라고만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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