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컴퓨터 해킹, 답안지 유출’…고교생 징역형 구형

광주지법 전경. 고귀한 기자

검찰이 교사의 노트북을 해킹해 시험지와 답안을 빼돌린 고교생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3일 광주지법 형사3단독 이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군(17)과 B군(17)의 재판에서 A군에게 장기 2년에 단기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B군은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A군은 계획적으로 범행을 주도했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A군의 변호인은 범행을 반성하고 있으며 재범 위험성이 없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A군과 B군은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광주 대동고 교무실에 13∼14차례 침입해 2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16과목의 문답지를 빼낸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건조물침입,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일정 시간마다 컴퓨터 화면을 자동으로 갈무리(캡처)하는 악성코드를 교사 노트북에 심어놓고, 수시로 교사의 컴퓨터에 접근해 갈무리한 내용을 빼돌렸다.

기말고사 답안지 유출 의혹은 당시 시험을 치러진 뒤 A군의 동급생들에 의해 불거졌다. 동급생들은 당시 A군이 쓰레기통에 버린 쪽지 내용과 지구과학, 한국사, 수학, 생명과학 등 4과목 답안이 일치했다며 답안지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당시 일부 문제와 답이 정정됐지만, A군은 수정되기 전 답안을 제출했다. 시험지가 정정되지 않았으면 A군은 만점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학교 측은 경위 파악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지난 8월 이들을 퇴학 조치했다.

B군에 대한 재판은 내년 1월27일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