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反린치법’ 제정 촉매 흑인소년에 최고훈장

이병훈 2022. 12. 2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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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린치 방지법' 제정의 촉매 역할을 한 70년 전 인종차별 피해자들에게 일반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22일(현지시간) ABC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미국 연방 하원은 67년 전 발생한 흑인 소년 납치·살해 사건의 피해자 에멧 틸(당시 14세)과 작고한 그의 모친 메이미 틸모블리에게 '의회 황금훈장'을 추서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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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 전 납치·살해 피해 ‘에멧 틸’
당시 흑인 민권운동 기폭제 사건
상·하원, 결의안 만장일치로 가결

미국 의회가 ‘린치 방지법’ 제정의 촉매 역할을 한 70년 전 인종차별 피해자들에게 일반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22일(현지시간) ABC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미국 연방 하원은 67년 전 발생한 흑인 소년 납치·살해 사건의 피해자 에멧 틸(당시 14세)과 작고한 그의 모친 메이미 틸모블리에게 ‘의회 황금훈장’을 추서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에멧 틸(왼쪽)과 그의 모친 메이미 틸모블리. 스미소니언 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틸은 1955년 8월 친척들이 사는 미시시피주의 한 소도시에 놀러 갔다가 백인 기혼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었다는 이유로 남편 일행에게 끌려간 지 사흘 만에 처참히 훼손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틸의 행위는 당시 미국 남부의 ‘인종차별적 사회 규범’ 위반으로 간주되는 것이었다.

백인 남성 2명이 틸 살해 혐의를 받았으나 재판에서 무죄가 나왔다.

장례식에서 틸의 어머니는 관 뚜껑을 열어놓고 잔혹하게 폭행당한 아들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 사건은 흑인 민권운동의 기폭제가 됐으며, 지금까지도 인종차별의 대표적 사례로 언급된다.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각각 2008년과 2016년 사건 재조사를 지원하기도 했다.

올해 초 미국 의회는 ‘에멧 틸 안티 린칭 법안’(Emmett Till Anti-Lynching Bill)으로 이름 붙인 린치 방지법을 최종 의결해 지난 3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포했다. 이 법은 형사처벌 권한이 없는 개인이나 단체가 특정인에게 임의로 가하는 사적 형벌을 인종차별이나 편견에 근거한 범죄로 규정하고, 가해자를 최대 징역 30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의회 황금훈장은 미국 의회가 1776년부터 미국 역사와 문화에 주요 공헌을 한 이들에게 수여해온 최고 훈장이다. 수상자는 조지 워싱턴(당시 장군)을 시작으로 민권운동가 로자 파크스, 미국 프로야구(MLB) 첫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 등 173명뿐이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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